삼성이 선언한 퓨전반도체의 개념은 메모리·로직·소프트웨어까지를 한 개 칩에 구현한 것으로, 디지털기기의 소형화·경량화·슬림화·고기능화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3세대 퓨전반도체에 해당되는 제품이 바로 이번에 개발한 플렉스-원낸드다.
1세대 퓨전반도체는 MCP(멀티 칩 패키지)·SiP(시스템 인 패키지) 등과 같이 칩과 칩을 적층하거나 한 패키지에 넣는 물리적 결합에 그친 형태다. 2세대 퓨전반도체는 메모리·로직·센서·CPU·소프트웨어 등의 기능을 한 패키지에 집적해 ‘원 패키지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원낸드로, 쓰기 속도가 빠른 낸드플래시와 읽기 속도가 빠른 노어플래시의 장점을 결합해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싱글칩이 아닌 싱글패키지여서 진정한 퓨전반도체는 아니다.
3세대 퓨전반도체는 두 종류 이상의 반도체를 싱글칩(싱글다이), 즉 원 패키지와 달리 회로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플렉스-원낸드는 대용량 메모리인 MLC낸드플래시·코드저장형 고속메모리인 SLC낸드플래시·컨트롤러 등 3개 칩의 기능이 회로상에서 하나로 통합됐다. 따라서 이 칩을 사용하면 휴대폰의 멀티미디어 구현에 사용됐던 4개 칩(MLC·SLC·컨트롤러·D램)을 단 2개(플렉스-원낸드·D램)로 줄일 수 있다.
현존하는 메모리를 융합해 개발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바일반도체는 속도가 빠른 노어플래시와 용량이 큰 MLC낸드플래시다. 하지만 개념적으로만 가능할 뿐 낸드와 노어는 그 구조가 달라 각각의 컨트롤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의 패키지로는 구현할 수 있으나 싱글칩으로는 불가능하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