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화 배급과 멀티플렉스 본격 공략

 롯데 그룹이 올해 영화 배급 및 멀티플렉스 극장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전방위 공략에 나섰다. 유통 사업 부문 강자인 롯데 그룹이 막강한 유통 기반을 활용해 멀티플렉스 극장과 영화 투자 및 배급 사업까지 장악한다면 소비자들의 문화 생활을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주)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송강호 주연의 기대작 ‘우아한 세계’를 발판으로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에 이은 대형 배급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들어 ‘일루셔니스트’,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등 외국 영화를 배급해 온 롯데는 이번 ‘우아한 세계’를 내놓는다. 이 작품은 올해 롯데가 올해 내놓은 첫 한국영화인데다 송강호 라는 걸출한 배우를 기용, 순제작비 45억원을 투입한 기대작이다.

롯데는 이번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인생은 아름다워’ 등 앞으로 선보일 영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 ‘쇼박스’가 ‘태극기 휘날리며(2004)’를 시작으로 ‘웰컴투동막골(2005)’, ‘괴물(2006)’, ‘미녀는 괴로워(2007)’까지 잇따라 히트작을 내며 CJ엔터테인먼트를 단숨에 따라잡은 점을 볼 때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우아한 세계’는 ‘연애의 목적’으로 평단과 관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대종상 신인감독상까지 수상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가 ‘조폭 가장’의 비애를 가슴아프게 표현한 영화다. 이미 태국에 선판매하며 개봉도 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 그룹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의지는 CJ CGV와의 멀티플렉스 싸움에서도 드러난다. CGV가 29일 일산점을 오픈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롯데는 롯데시네마 일산점을 리뉴얼해 조만간 재개관한다고 밝혔다. 새로 오픈하는 롯데시네마 일산점은 국내 최초로 가족이 넓고 독자적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 씨에프(Couple & Family)관을 도입했다. 앞뒤 좌석간격이 150mm로 프리미엄 영화관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가장 넓고, 200여 개 좌석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96개의 좌석을 놓아 공간을 크게 넓혔다고 회사 측이 설명했다.

이번에 재단장한 롯데시네마 일산점은 롯데시네마의 제 1호점으로 상징성이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롯데가 강점을 가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곳. 여기에 CJ CGV가 입성함으로써 두 회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앞서 롯데시네마는 지난 1월 건대입구점을 오픈했는데, 인근 ‘CGV강변’을 염두에 둔 위치 선정이다. ‘CGV강변’점은 역시 CGV의 제 1호점으로, 두 회사는 상대의 사업 근거지를 정면으로 돌파,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 또는 수성하겠다는 으지를 확고히 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쟁사와 상권이 겹치지 않도록 신규 개관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겹치는 지역에도 신규관을 개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