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리아 2010]3부-틈새 시장을 노려라①선 제안형 사업

 ‘더는 사업 발주를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 신사업인 선 제안형 사업을 활성화해 십수년 동안 되풀이 해온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서비스 산업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자.’

 IT서비스업체는 새로운 기술을 기존 IT서비스 사업에 접목, 고객의 잠재 요구 사항을 앞서 판단한 후 IT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제시하는 등 선제안형 IT서비스 사업 발굴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세계 IT서비스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일류 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는 이미 형성된 비즈니스 모델로는 국내외 업체 간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 탓에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유수 글로벌 업체들이 선점한 기성 IT서비스 시장에서는 인지도에 밀려 국내 업체들의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선 제안형 사업에 맞게 조직도 변신=삼성SDS·LG CNS·SK C&C 등 IT서비스업체들은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내부 조직을 대폭 정비하고 있다. 선 제안형 사업 발굴을 위해선 과거와 달리 내부 조직에도 변화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2010년 글로벌 일류 IT서비스 기업’을 중장기 비전으로 삼고 있다. 삼성SDS는 이를 위해 선 제안형 사업 발굴을 목적으로 내부 조직의 질적인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선도역량 △기술역량 △개발역량 △관리역량 △혁신역량 등 5대 내부 조직 역량들을 강화,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LG CNS는 ‘디지털 서비스 산업의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u시티 사업팀 △RFID/USN사업팀 △u컨버전스사업팀 △미래사업팀 △해외사업팀 △u통신미디어사업팀 등으로 구성된 ‘미래전략사업부문’을 신설, 본격 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은 RFID/USN, 스마트카드 등의 신기술을 고객의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대규모 ‘복합 선 제안형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 C&C도 컨설팅 역량 강화 및 선 제안형 사업 강화를 위해 컨설팅 본부를 산업 분야별로 재정비했다. △공공컨설팅팀 △금융컨설팅팀 △제조컨설팅팀 △통신컨설팅팀 △ERP솔루션컨설팅팀 △비즈니스솔루션 컨설팅팀의 6개 팀으로 재편했다.

 삼성SDS의 한 관계자는 “국내 IT서비스업계가 주로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컨설팅 서비스를 해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한발 더 나아가 각종 신기술과 조직의 역량을 강화, 선 제안형 사업을 본격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 2.0형에 맞는 신사업을 발굴하자=IT서비스업체들은 기존 단발성 프로젝트 수주 방식이 아닌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선 제안형 사업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를 선 제안형 사업을 본격 전개하는 원년으로 일제히 선포했다.

 삼성SDS는 △엔지니어링 아웃소싱(EO) △u시티 △전자태그(RFID) 등의 선 제안형 기술을 전략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한편, IT 아웃소싱·시스템통합(SI) 등 기존 IT서비스 사업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u시티 분야는 삼성SDS가 기대를 거는 대표적인 선 제안형 사업이다.

 이 회사는 또한 유통과 물류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RFID 관련 선 제안형 사업에 집중한다. 특히 공급망관리(SCM) 및 물류 분야에서는 생산·물류 부문에서 시범 사업 기회를,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는 ISP 사업 수행을 통해 미래 사업 기회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LG CNS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위해 사업 추진 방식을 ‘복합 선 제안형 사업’으로 전환, 이를 통해 신규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복합 선 제안형 신사업’이란 새로운 고객가치와 서비스를 사전에 발굴, 제안하고 공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재원을 공동 조달함으로써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조기 실현하는 사업 협력구도다.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모델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이 회사는 u시티와 RFID/USN 분야의 선 제안형 사업을 활발히 준비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사업 분야의 협력을 위해 LG CNS를 중심으로 LG·GS·LS그룹 계열 10개 회사가 구성한 ‘LG 유비쿼터스 포럼’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

 SK C&C도 선 제안형 사업 발굴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u시티 구현을 위한 핵심 솔루션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하드웨어형 RFID 미들웨어 장비 ‘IDsynapse’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장비는 경광등·RFID 리더 등 다양한 센서 장비에 대해 별도의 장비 추가 없이 바로 제어가 가능해, 쉽고 빠른 RFID 시스템 구성을 가능케 한다.

 이와 함께 SK C&C는 위치를 찾아 주변의 정보를 제공하는 단순한 서비스 분야에서 이를 다른 서비스와 연계함으로써 위치를 기반으로 하는 보안·인증 등 다양한 선 제안형 솔루션 개발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포스데이타는 u시티 사업을 위해 ‘(주)충주기업도시’ 법인 설립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선 제안형 사업 방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와이브로를 비롯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의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 선 제안형 사업을 잇따라 발굴할 계획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좁다=삼성SDS·LG CNS·SK C&C·현대정보기술 등 IT서비스업체들은 국내 사업 수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선 제안형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S는 두 가지 해외 시장 공략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해외에 진출한 삼성전자 등 삼성 그룹 관계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의·구축하고 응용시스템을 구축·운용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국내에서 이미 수 차례 구축한 바 있는 나이스(NEIS) 등 전자정부 및 SOC 사업을 해외에 선보이는 것이다.

 LG CNS는 국내 u시티 추진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미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 인근 곤산시의 ‘뉴연호시티’ 개발 프로젝트에 u시티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LG CNS는 이와 함께 중국이 실리콘밸리로 조성 중인 상하이 디지털 커뮤니티 프로젝트 조성에 참여, u헬스케어 등 신사업 개발을 올해부터 추진, 2013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법인을 거점으로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등의 선 제안형 사업들을 수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SK C&C는 중국, 인도, 중동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 사장 직속의 ‘글로벌 사업 추진실’을 연초 신설했다. 글로벌 사업 추진실은 해외 전략수립부터 사업기획, 사업개발 등을 수행함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북경에 법인을 설립한 포스데이타도 올해 인도에 해외개발센터(ODC)를 설립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기업인 포스코 인도 현지 법인을 근거리에서 지원하고 이를 토대로 현지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 SI 수출 1호인 베트남 금융전산화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둔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파키스탄 등 중동과 동남아 주변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현대정보기술 해외사업부 박종현 부장은 “기존 솔루션 내지는 서비스를 재개발 혹은 패키지화지 않고 솔루션 및 서비스를 최초 기획 및 개발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기업과 차별점을 두고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고 말했다.

◆우수 인재 양성에 과감한 투자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인재를 외부에서 확보 혹은 선발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특히 창조적인 발상이 필요한 선 제안형 사업 방식에서 인재 양성은 더욱 어려운 과제다. 이에 따라 IT서비스업체들은 임직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개인별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SDS는 임직원의 직무 및 중장기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파악하고 수준을 진단, 부족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개발·지원하는 ‘마이프로웨이 II’ 등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IT 관련 자격증은 참고로 할 뿐 별도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등 임직원에게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주문한다.

 LG CNS의 6300여명의 임직원은 1인 평균 연간 15일 이상 IT 및 비즈니스 관련 교육을 반드시 수강해야 한다. 이 회사는 연간 근무일인 약 220일의 10%가량에 이르는 시간을 임직원 교육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LG CNS는 이를 위해 사내외 강사 130여명을 확보해 놓고 있다.

 SK C&C는 핵심 인재 양성과 변화 리더 발굴을 위한 ‘하이포텐셜(High Potential)’ 교육, 글로벌 인력 양성을 위한 ‘글로벌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용, 핵심 인재를 배출해내고 있다. 특히 SK C&C는 매년 평균 500여개 이상의 사내외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직원 1인당 평균 6일 이상 교육을 실시한다.

 포스데이타는 공인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직원에게 교육비와 응시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시 직원에게 수당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매년 국내외 다양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연수기회도 부여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정보기술은 CDP(Career Development Plan)라는 경력개발제도를 도입, 경력개발 프로세스 및 각종 경력개발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임직원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