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창근 로봇에버 사장

[이사람] 김창근 로봇에버 사장

 “로봇에버는 중소 로봇기업들이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회사입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지능형 로봇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로봇에버의 김창근 사장(48)은 일명 진대제 펀드로 알려진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SIC)의 두번째 투자를 유치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창근 사장은 지난 2004년 정통부의 성장동력사업 PM직을 맡으면서 지능형 로봇산업을 위한 환경조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영세한 중소 로봇업체들이 제품개발과 생산, 마케팅을 제각각 수행하면서 끝내는 여력이 부족해 어려움에 빠지는 모습들이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중소로봇업체들과 힘을 합쳐 로봇부품의 공동구매와 표준화, 해외수출 등을 전담하는 로봇에버를 지난 12일 설립했고 곧바로 SIC에서 9억9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초기인 지능형 로봇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조기에 달성하려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로봇에버는 앞으로 로봇업체들이 공통으로 필요한 센서, 모터제품을 대량으로 값싸게 공동구매하거나 국산화시켜 국내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센터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로봇제품의 공동생산 및 판매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또 로봇에버의 설립은 동종 업체들이 자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 출자하고 사업에 협력하는 점에서 여타 중소기업들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초보적인 정보 교환과 협력체제도 구축하지 못해서 함께 몰락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로봇에버의 사업모델은 더욱 눈에 띄고 있다.

 까다로운 SIC의 투자심사를 비교적 쉽게 통과한 것도 로봇에버가 중소 로봇업체들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설립한 협업형 회사라는 사업모델이 큰 호감을 샀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요즘 차세대 로봇 분야에 대한 지나친 장밋빛 기대가 부담스럽습니다. 이제는 실제 로봇산업의 육성에 필요한 현안을 하나씩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여타 가전제품과 달리 지능형 로봇은 가정에서 설치가 힘들고 파손도 잘되기 때문에 향후 로봇에버는 로봇제품의 AS와 안전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0년대 우리나라에서 산업용 로봇붐이 처음 일어날 때는 독일, 일본이라는 넘지 못할 벽이 있었지만 지능형 로봇은 우리나라의 발달된 IT기술과 인프라 덕분에 해볼만 하다고 김 사장은 강조한다.

 “올바른 정부 정책과 관련업체들의 일치된 노력이 더해진다면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 미국, 일본은 못넘을 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