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빅뱅 2007]마케팅 사령탑에 듣는다-윤준원 LG텔레콤 마케팅실장

[통신시장 빅뱅 2007]마케팅 사령탑에 듣는다-윤준원 LG텔레콤 마케팅실장

 “LG 통신 계열 3사 뿐만 아니라 KT 동등접속을 통한 결합판매 등 모든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결합상품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면 가입자를 많이 가진 지배적사업자 보다 잃을 것이 많지 않은 후발사업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LG텔레콤의 마케팅 수장인 윤준원 상무가 밝힌 결합상품 전략이다. 사실 LG텔레콤의 최근 행보는 매우 조용하게 비춰졌다. 그렇지만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LG텔레콤의 준비는 치밀하다. “긴장하고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로 압축된다. 경쟁사의 3G 마케팅에 대응해 LG텔레콤은 올 연말까지 동기식 3G인 EVDO 리비전A망을 전국 84개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결합 시장에 대비 LG 3콤 나머지 두 회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차별화한 상품을 개발에 대해 고민 중이다. KT의 유선전화와 묶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어느 때 보다 긴장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결합상품은 단순히 상품을 묶어서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객접점에서 복잡한 상품체계를 이해시키고 관련 소비자 반응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야 한다.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 분야에서 LG텔레콤은 누구보다 경쟁력을 갖췄다. ‘실속형 요금제’ ‘기분존’ ‘17마일리지’로 대변되는 생활가치혁신 서비스를 통해 경쟁사들이 따라 오기 힘든 상품 경쟁력도 보여줬다. 철저히 고객입장에서 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에부터 유통망을 통한 전달, 고객반응에 대한 피드백까지 모든 것을 ‘고객’을 우선에 둔 조직체계를 갖췄다. 일정 부분 기득권에 안주해온 선발업체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고객 이해도를 갖췄다는 자평이다. 고객을 먼저 이해하는 LG텔레콤이 결합상품 시장에서도 잃는 것 보다 얻을 것이 많다는 입장이다.

윤 상무는 “세계적으로 통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여러가지 상품을 묶은 결합판매가 활성화되는 추세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통신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는 경쟁을 유도하려면 800MHz 로밍 등 선결해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윤 상무가 제시한 공정경쟁 보장을 위한 조건은 ▲800MHz 로밍 제공 ▲KT 상품에 대한 동등접속 보장 ▲KT재판매 효용성 재검증, 세 가지다. 주파수 효율이 가장 뛰어난 800MHz를 특정 사업자만 계속 독점하는 한 공정경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LG텔레콤의 700만 가입자가 역차별을 받는 성격도 강하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꼽았다. 공정한 결합 상품 경쟁을 위한 동등접속 보장도 정부가 살펴야할 과제로 제시했다. LG텔레콤이 얼마든지 KT의 유선전화를 묶어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KT재판매의 효용성도 재검토해볼 사안으로 꼽았다. 이동전화 시장은 이미 경쟁이 과도할 정도라 재판매를 통한 경쟁활성화 효과도 약하다. 게다가 KT 재판매 진입 이후 이동전화 시장의 서비스 질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효과도 전무했다. 단순히 복잡한 휴대폰 유통 시장에 현금 유입량만 늘려 시장을 더 혼탁하게 만들 뿐이라는 설명이다.

윤 상무는 “이미 결합상품이라는 제도를 통해 KT가 이동전화시장에 합리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니 재판매는 불필요한 제도일 수 있다”며 “통신 시장 경쟁이 성숙한 구조로 발전하기 위해 800MHz 로밍이나 KT재판매는 재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