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과 TV가 킬러앱!’
북미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CTIA 와이어리스2007’에 참가한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소니에릭슨·LG전자 등 세계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특화한 전략 단말기들로 승부수를 띄웠다. 3GSM과 세빗을 통해 유럽 오픈마켓 시장에서 열띤 경쟁을 펼쳤던 이들 빅5는 AT&T·버라이즌·스프린트·T모바일 등 현지사업자가 가입자당 매출(ARPU)을 올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뮤직 및 모바일TV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특화한 단말기들로 새로운 경쟁을 벌였다.
◇뮤직폰·미디어플로폰이 대세=삼성전자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비욘세 놀스’를 아이콘으로, ‘업스테이지’를 히든 카드로 내세웠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북미 가입자들이 최고 킬러앱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음악. 삼성은 이에 ‘울트라 뮤직폰’을 북미향 ‘업스테이지’로 바꾸고 비욘세를 광고 모델로 삼은 것이다. 대신 전략적 파트너는 스프린트를 선택했다.
이경주 삼성전자 상무는 “북미는 사업자 위주로 각 사의 전략단말기가 필요한 시장”이라면서 “AT&T(옛 싱귤러)의 경우 블랙잭을 전략모델로 채택해 월 10만대 이상 판매량을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버라이즌용 전략폰 ‘미디어플로폰’을 비롯해 ‘엔비(enV)’ ‘뮤직폰(LG570)’ 등 엔터테인먼트 휴대폰도 대거 선보이고 북미 CDMA 시장 1위 수성의 각오를 다졌다.
조준호 LG전자 정보통신본부 북미사업부장(부사장)은 “디자인보다 기능을 우선시했던 미국인의 트렌드가 점차 바뀌고 있다”며 “전략모델을 하이엔드급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보강한 제품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노키아는 ‘N시리즈’, 소니에릭슨은 ‘워크맨폰’ ‘사이버샷폰’ 등 엔터테인먼트 라인업을 강화해 선보였다.
◇와이브로 시장 커진다=와이브로에 대한 현지 관심은 의외로 뜨거웠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에 이어 노키아까지 와이브로 장비 및 단말 공급업체로 가세하면서 경쟁 국면으로 전환됐다. 스프린트는 이에 상용화 지역을 확대 발표했고 내년 한 해에만 1억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기술 표준화와 장비 및 단말 개발이 경쟁사들보다 6개월 이상 앞서 있다”면서 “기술 격차를 이어 나가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와이브로 시연을 진행했던 LG전자 관계자는 “와이브로에 대해 구체적인 액션은 취하지 않고 있지만 기술은 개발해 두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라며 “싱귤러나 버라이즌의 움직임을 보며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가격보다는 디자인·기능으로=북미 시장에서 가격은 모토로라의 전유물이다. 최근 재고물량 처분으로 크레이저의 가격이 4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우리 업체들은 디자인과 기능에 소구점을 두고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가격경쟁으로 치닫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기능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올랜도(미국)=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