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마스터’는 영국의 1위 게임업체다.
글로벌 게임 업체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에 빗대 ‘영국의 EA’로 불리고 있다. 국산 ‘아크로드’와 ‘RF온라인’ 영국내 판권을 사들일 정도로 국내업체와 관계도 깊다. 코드마스터가 밝히는 ‘게임 강국’ 영국의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미래가 아닌 과거를 보라는 것이다.
올해로 20년 역사를 가진 코드마스터는 영국의 한적한 시골 도시 ‘소우텀’에 본사를 두고 있다. 소우텀은 영국 런던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기업이기보다는 도시 외곽의 조용한 기술연구소를 연상하게 했다.
“코드마스터를 빼고는 주변에 다른 건물이 없습니다. 모든 게 불편하고 특히 전문 인력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 곳은 상당히 의미 있는 지역입니다. 바로 코드마스터 창업자가 처음 게임을 개발한 곳입니다. 형제가 창업자인데 여기서 첫 콘솔을 개발했고 20년 만에 글로벌 게임업체로 성장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총괄하는 솔래리 데이비드 부사장의 설명이다.
코드마스터는 영국 게임의 과거와 현재 그 자체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게임 시장을 자랑한다. 2004년도를 기준으로 소프트웨어만 20억달러, 하드웨어를 포함하면 37억달러로 세계에서 3위지만 유럽에서는 최대 규모다. 콘솔 게임이 주류인 영국은 매년 수출로만 15억달러를 벌어 들인다.
“영국은 유럽 다른 나라와 달리 게임 문화에 익숙합니다. 가족끼리도 게임을 즐기며 항상 새로운 게임을 갈구합니다. 이 때문에 신작 게임의 유럽 시장 시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EA·소니 등 수많은 글로벌 게임 기업이 영국을 유럽 게임 시장의 교두보로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드마스터가 히트시킨 수 많은 콘솔 게임은 실제 어릴 때부터 익숙한 게임과 연관이 깊다. 그가 영국 시장을 공략하고 싶으면 과거를 보라는 주문도 이 때문이다. 코드마스터 게임 개발자 대부분도 아이디어를 위해 자주 찾는 곳이 박물관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부사장이 한국 명함을 따로 챙길 정도로 코스마스터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바로 ‘롤 플레잉’을 비롯한 온라인 게임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은 광대역 인프라가 필수인데 보급률이 2004년을 기점으로 치솟고 있다. 지금은 영국 전체 가정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당연히 게임 이용자 패턴도 바뀌고 있다.
“유럽에서 게임은 콘솔이 전부였습니다. 일부 PC게임이 있지만 미미했습니다. 자연히 패키지 형태로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소매 시장이 전체 게임 유통의 90% 이상을 차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이 추세가 불과 1∼2년만에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조만간 콘솔 게임을 역전할 것으로 강조했다. 그만큼 온라인 게임에 강한 한국업체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 그것도 한참 외곽인 코드마스터 본사를 방문하는 한국 개발자의 발걸음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런던(영국)=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