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사업자와 케이블TV사업자(SO·종합유선방송사)간 ‘2007년 송출수수료’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MSO의 요구 금액이 높아, 올해 송출수수료가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두업체인 GS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3사는 지난해 송출수수료가 TV홈쇼핑부문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 송출수수료 적정가를 놓고 홈쇼핑과 SO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개 홈쇼핑사업자는 최근 티브로드, CJ케이블넷, 씨앤앰커뮤니케이션, HCN 등 이른바 ‘빅4’ MSO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협상에선 MSO측이 전년 대비 20∼50% 인상을 강하게 요구, 최소 15∼20% 인상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홈쇼핑업계가 SO에 지불한 송출수수료가 2588억원이기 때문에 올해 3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협상 현황=티브로드는 채널번호 배정을 마친 상태며 전년 대비 20% 인상에서 마무리됐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인상폭. 씨앤앰은 지난해 인상이 거의 없어, 올해 대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롯데에 인수된 우리홈쇼핑이 씨앤앰의 S급채널 진입을 강하게 희망해 씨앤앰의 대폭 인상 요구는 상당부분 수용되는 분위기다. 이런 인상폭은 CJ케이블넷과 HCN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씨앤앰의 최선호 전무는 “송출수수료 협상은 홈쇼핑사업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른 지역 SO의 송출수수료 계약도 참고하는 등 복잡한 틀 안에서 협의한다”고 말했다.
◇송출수수료>영업이익=GS홈쇼핑과 CJ홈쇼핑은 지난해 송출수수료가 TV부문 영업이익보다 각각 45억, 233억원이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현대홈쇼핑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1∼3위 홈쇼핑업체인 이들이 일년간 TV홈쇼핑 사업을 펼쳐봐야, 채널번호를 제공하는 SO의 이익에 못미치는 형국이다. 홈쇼핑의 관계자는 “올해 홈쇼핑 매출이 정체하는 상황에서 송출수수료는 오히려 늘어 역전의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과 SO간 갈등의 불똥은 중소업체로까지 튈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모델에서 ‘갑’인 SO가 ‘을’인 홈쇼핑을 압박해 송출수수료를 높이는 만큼 이번엔 홈쇼핑업체가 ‘을’인 중소업체에 판매 대행 수수료 인상 등을 요구할 개연성이 존재한다. 홈쇼핑이 유통시키는 물량 중 70∼80%가 중소 제조사 제품이다.
홈쇼핑의 관계자는 “홈쇼핑업체는 자사 이익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협력업체에 피해가 전혀 안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현재의 월 정액제인 송출수수료를 TV홈쇼핑 매출당 수수료로 바꿀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관계자는 “90년대 후반에 홈쇼핑업체가 2개만 존재했을때 홈쇼핑 매출의 1.5∼2.5%를 송출수수료로 SO에 지급키도 했다”고 밝혔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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