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저가 단말기의 국내 시장 침투, 모바일 솔루션 및 콘텐츠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와 소비자 권익 사이에서 고민해 온 정통부가 위피 플랫폼 미탑재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결국 위피 미탑재폰의 출시를 허용하는 대신 무선인터넷을 지원하는 휴대폰에는 위피탑재를 의무화하는 카드로 산업계 피해에 대한 반발 무마라는 고심의 일단을 보여주었다. 국산 단말기와 솔루션, 콘텐츠 관련 솔루션업계는 관련산업 활성화에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정통부 일단 틈새시장 손들어줘=정통부로서도 고민스러운 부분이지만 위피허용과 관련해 틈새시장을 허용했다. 솔루션업계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일단 단기적으로는 저렴한 가격으로 위피를 탑재하지 않은 저가폰이 인기를 얻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틈새시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깔려있다.
업계도 ‘무선인터넷을 지원하는 휴대폰은 모두 위피를 탑재해야 한다’는 조항 유지에 따라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게임·벨소리 다운로드 및 구동, GPS, 모바일뱅킹 등은 무선인터넷 기능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파장 최소화 시급=이번 결정으로 저가 휴대폰 시장을 외산 휴대폰이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위피가 진입장벽이었던 점을 감안해 볼때 외산 휴대폰이 국내로 쏟아질 경우 그동안 중고가 전략을 펼쳐온 삼성전자 등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위피없는 휴대폰은 3세대(G)에 그치지 않고 2G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위피가 탑재되지 않은 3G 저가폰이 쏟아지면 기본기능만 원하는 소비자들은 굳이 3G로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위피를 3G를 활성화하기 위해 위피를 뺀다는 설명이 무색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위피 미탑재폰이 단기적으로 3G 가입자 확보를 용이하게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매출의 감소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통사의 가입자 쟁탈전이 심화되면 결국 데이터매출 감소라는 ‘제살깎아먹기’가 될 우려도 있다.
◇후속 대책 나와야=이번 정통부의 결정이 위피 논란에 방점을 찍는 마침표가 되기 위해서는 가이드라인 마련 및 위피 정책 재수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임성순 한국위피진흥협회장은 “위피를 탑재해야 하는 단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며 “위피 지원정책이 연속성을 가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피2.0 출시 후 지지부진한 차기 버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국내 무선인터넷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지적도 있다. 이통사간 상이한 위피표준으로 인해 표준화로 인한 실익이 없다는 점에 유의해 이통사간 위피 플랫폼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피의 보호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위피 무용론’도 대두됐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