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로 일컫어지며 다양한 분야 응용이 시도되고 있는 탄소나노튜브(CNT)가 그동안 제기돼온 높은 가격부담을 걷어내며 응용제품의 조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담을 높이고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에 이어 국내와 중국 업체들도 최근 1∼2년 새 잇따라 톤단위급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 오는 2010년으로 예상되는 CNT 응용제품 활성화기에 펼쳐질 업체간 경쟁에 대비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들은 향후 CNT가 플라스틱·금속류 등 범용적인 보강재에 활용될 수 있도록 CNT 가격 인하준비를 마쳐 더이상 가격이 각종 나노응용 제품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리고 있다.
다중벽 CNT의 경우 ㎏당 수백 달러에서 이미 시장 활성화 기준선으로 여겨져온 100달러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며 오는 2010년에는 50달러 수준까지 점쳐지고 있다. 단일벽 CNT도 아직은 g당 500∼2000달러 선의 고가지만 향후 ㎏당 500달러 수준까지 내려올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최근 중국업체가 ㎏당 50달러 수준의 저가 공세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자사 CNT 생산현황 공개를 극도로 제한해 일본내 수요 업체들도 CNT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T를 생산중인 국내 기업은 카본나노텍·CNT·일진나노텍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며 최근에는 KH케미컬이 강릉 과학산업단지 내에 4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 국내 최초로 톤단위 단일벽 CNT 생산계획을 발표하며 탄력이 붙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슈가 잦아지면서 CNT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원천물질 및 응용 특허 △표준화 △유해성 검증 등으로 옮아가고 있다.
다중벽 CNT에 대한 물질특허는 만료됐지만 단일벽 CNT는 여전히 IBM과 NEC가 특허를 갖고 있고 미국 CNI는 CNT 관련 특허만 100건, 청구항은 무려 4000개를 넘어선다. 아직은 시장 초기단계라 특허 논쟁이 본격화하지는 않고 있지만 응용제품 상용화가 구체화되면 점차 가열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투명전극은 미국 에이코스가 원천기술 성격의 특허를 갖고 있어 향후 특허공세에 대비한 방어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CNT 응용에 대한 미국 등 선진국의 특허 청구항들이 지나치게 넓게 허용되고 있다는 점도 관련 업계의 부담이 되고 있다.
표준화와 관련해서도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유럽·일본 등이 ISO 등 다자간 국제기구를 통해 논의를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 CNT 생산업체와 수요업체간 규격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미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유해성 논란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한종훈 전자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세계 CNT시장은 유럽 업체의 약진과 함께 중국업체의 저가공세, 일본의 비공개적 행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대략 2010년을 기점으로 ㎏당 50달러 수준의 공급이 이뤄져 가격이 더이상 CNT응용제품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