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공정분리 이원화` 전략

하이닉스반도체가 이천단지에는 구리가 필요 없는 전공정 팹을, 청주공장에는 구리를 사용하는 엔드팹을 각각 건설해 상호 연계하는 이른바 ‘공정분리 이원화’ 전략에 나선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2010년까지 매년 하나 이상의 팹을 건설해 2010년 세계 3대 반도체업계 진입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신임사장은 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하이닉스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현재 논의구조로 볼 때 이천공장에 구리공정 도입이 허용된다고 해도 그 시기는 회사 로드맵상의 투자 적기를 지나버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먼저 이천에는 구리공정이 없는 공장 증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2007년 3월 15일자 1·3면 참조 참조>

 김 사장은 “하이닉스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천공장에 구리도 사용할 수 있는 새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정부 방침에도 완전히 공감한다”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우선 구리가 필요한 엔드팹 공정과 구리가 필요 없는 전공정을 분리해 신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이번 주 내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드팹이란 반도체 전체공정중 초기공정과 마무리공정(메탈·구리 공정)을 분리, 각기 다른 라인에서 처리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이 적용되면 하이닉스는 구리공정을 도입할 수 없는 이천공장에서 구리공정 직전까지의 70∼75% 공정을 소화하고, 구리공정이 가능한 청주 또는 제3공장에서 최종 마무리를 하게 된다.

 하이닉스는 또 이달 기공식을 갖는 청주 새공장(M11 팹)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매년 한 개 이상의 300㎜ 팹을 지어 생산능력을 급속히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하이닉스가 중장기 비전을 갖기 위해서는 매년 한 개의 팹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팹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데에만 최소 1년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용지를 2년 전에는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장기 로드맵을 그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10년 세계 반도체업계 3위라는 목표는 객관적으로 매우 공격적인 계획이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매년 한 개 이상의 팹을 건설할 수 있을 만큼 수익성을 높이고 현금 동원능력을 키워나간다면 불가능한 계획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