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꽂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USB 모뎀방식의 해외 데이터로밍을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과도한 요금으로 인한 이용자 불만을 우려해 접속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통사업자들은 빠른 시일내 요금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사업자와의 협상 등이 쉽지만은 않아 자유로운 글로벌 로밍을 강조하는 HSDPA 서비스도 당분간은 반쪽짜리에 그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월 T로그인을 노트북에 꽂아 해외에서 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2007 GSM 월드콩그레스’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시연했지만 지금은 접속을 차단해놓은 상태다. 기술적으로는 전세계 어디서나 노트북에서도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현지 데이터 요금이 너무 높다는 것. 나라마다 다르지만 가령 중국에서 10개 정도의 국내 웹페이지를 검색했을 경우 약 2만원이 부과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에선 더욱 비싸다. 일부 국가에서는 1KB당 20원을 부과해 다음이나 네이버의 초기화면만 접속해도 2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액제 형태인 국내 요금체계와는 달리 해외에선 아직 종량제 이외에는 선택폭이 없기 때문이다.
KTF도 현재 접속을 차단해놓은 상태다. KTF는 이 같은 문제점을 미리 알고 아이플러그를 이용한 WCDMA 데이터로밍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알리지 않았다. 다만, 홈페이지를 통해 차단상황을 알리고 이용자가 원할 경우 로밍센터에서 해제를 하라는 고지를 해놓았다. KTF의 한 관계자는 “무턱대고 해외에서 노트북을 켰을 때 무선인터넷이 된다면 요금을 생각하지 않고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천문학적인 요금이 나올 위험이 있어 일단 차단시켜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통사업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사업자와의 협상을 서둘렀다. SK텔레콤은 5월께 보다 저렴하고 예측 가능한 요금으로 모뎀형 데이터로밍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TF도 해외에서 모뎀형 데이터로밍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외 사업자와 지속적인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