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시대]후속 대책은-정부·민간

 지난 2일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정부와 민간단체들 간에 후속 대응책 마련 및 피해업종 구제절차 수립 등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미 FTA는 일종의 큰 틀이다. 이 안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한미 FTA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후속작업과 함께 각계 각층의 의견 수렴을 통해 피해업종에 대한 설득 및 구제 대책 등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투명한 처리·국민 설득 다짐=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한미 FTA 민간대책위원회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협상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알리고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진행돼온 협상과정과 내용을 심도 있게 해석하고 모든 관계자가 토의해 최선의 방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정치적·이념적 반대보다는 내용과 대안을 놓고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개성공단 문제가 역외가공 개념으로 협상에 포함된 것은 큰 성과 가운데 하나며 우려했던 특허권 연장 등은 예상처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농업 등 피해 업종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만들겠지만, 수출이 더 늘었다고 기업에 부담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며 늘어나는 법인세·소득세 등 국가재원으로 보상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피해대책·대외진출 확대방안 마련=정부는 이날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중앙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한미 FTA에 따른 국내보완대책’과 ‘부문별 대외진출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국내 피해업종을 적극적으로 구제하면서 주요 수혜 품목의 수출확대를 위해 기업·협회 등과 공동으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우선 정부는 미국 내 8개 KOTRA무역관을 지역별 특성에 맞게 특화해 신규 유망품목 및 틈새시장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부문별로 전기·전자에서는 반도체 장비 등 미국의 경쟁우위 분야에서 기술협력·투자유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홈네트워크·지능형로봇 등 차세대 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표준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서비스업에서는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비자쿼터 확보 추진으로 고급 인적자원의 대미진출과 교류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정부는 한류의 지속과 확대를 위한 문화 콘텐츠사업의 해외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경제단체 지지 성명 잇따라=한국무역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전국은행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한미 FTA 민간대책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한미 FTA 타결 지지를 선언했다. 민간대책위는 “산업계는 수출과 투자확대, 경쟁력 제고, 구조조정 촉진에 힘써 한미 FTA가 국민소득과 고용의 증대,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통한 선진국 진입의 계기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영주 산자부 장관은 향후 한미 FTA의 성공적인 국회 비준 및 이행을 위한 업계의 지원과 협력을 당부하고 “한미 FTA를 통해 향후 각 업종·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는 그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 있을 유럽연합(EU)·중국·캐나다 등과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