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리아 2010]3부-틈새 시장을 노려라②패키지 SW

국내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잉카인터넷과 스콥정보통신, 파이널데이터 등은 각각 온라인 게임보안 솔루션·IP관리 솔루션·데이터복구 솔루션 등으로 해외에서 인정받는 SW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시만텍·어도비시스템스 등 글로벌 SW기업은 끊임없는 합종연횡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IT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SW벤처기업들이 특화된 기술과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 특히 몇몇 기업은 개발 초기부터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 개척에 중점을 둬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주목된다.

 이들 기업은 기술력은 물론이고 철저한 품질 관리로 세계 시장에서 원하는 SW수준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공통점이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테스트를 거쳐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제품을 완성한 것이다. 또,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과 공동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SW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주목된다.

 ◇“우린 해외에서 더 잘나간다”=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 벤처기업 2곳이 올해 수출 비중이 내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콥정보통신과 파이널데이터는 척박한 국내 시장 대신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 틈새 제품으로 해외에서 명성을 쌓고 있다. 두 기업은 국내에서 높은 지명도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일본 시장에선 이미 솔루션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와 북미 등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스콥정보통신(대표 김찬우)은 IP관리 솔루션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무역의 날의 맞아 수출 100만달러 탑을 수상했는데, 올해는 400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콥정보통신은 1999년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해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과 독일·네덜란드·노르웨이 등 유럽은 물론이고 남미 지역에 이르기까지 13개국 이상에 채널 및 지사를 확보하고 있다.

 스콥정보통신은 독창적이고 운용하기 쉬운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틈새를 공략했다. IP관리를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하겠다는 게 스콥정보통신의 제품 개념이다. 이런 노력은 해외 시장에 주효했고 12여개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스콥정보통신은 도요타자동차의 연구개발(R&D) 부문과 약 1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한 데 이어 도요타의 IT서비스 부문과 1차 공급 계약을 했다.

 데이터 복구 전문업체 파이널데이터(대표 이채홍)도 일본 시장에서 그 진가를 확인하고 있다. 파이널데이터는 지난해까지 전체 SW 매출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는데 올해는 SW 수출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파이널데이터와 총판 계약을 한 후지쯔 계열의 AOS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파이널데이터의 데이터복구 솔루션 덕택에 일본 보안 시장에서 시만텍을 제치고 1위 기업으로 뛰어올랐을 정도다.

 올해로 8년째 일본시장에서 파이널데이터의 SW를 판매하고 있는 AOS테크놀로지는 전체 SW 매출의 약 70%를 파이널데이터의 제품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조현준 파이널데이터 부사장은 “5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일본 내 SW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며 “올해는 데이터복구 솔루션과 함께 영구삭제 솔루션을 출시해 수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틈새 제품으로 글로벌 넘버원”=온라인 게임보안 솔루션은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일한 분야다. 온라인 게임 수요가 늘어나고 이로 인한 해킹 사건이 급증하면서 게임보안 솔루션이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잉카인터넷(대표 주영흠)은 온라인 게임보안 솔루션의 선두주자다.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성장과 함께 안정성 높은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게임보안 솔루션. 잉카인터넷은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 ‘생활보안’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게임보안 솔루션을 만들었다.

 잉카인터넷은 국내를 대표하는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 등과 함께 2003년부터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 온라인게임업체과 해외에 동반 진출해 선전한 것. 온라인 게임보안 솔루션 ‘엔프로텍트 게임가드’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시장 점유율 80% 이상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국내 51건, 해외 55건의 공급 계약을 했으며, 재계약률 약 95%를 실현하고 있는 잉카인터넷의 효자 상품이다. 특히 2005년을 기점으로 국내보다 해외 매출과 계약 건수가 더 증가하기 시작해 약 15개국에 수출, 서비스하고 있다. 잉카인터넷은 게임보안 솔루션의 수출 다변화를 위해 각국 현지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일본에 온라인게임 전용 해킹신고센터를 설립했다.

 주영흠 사장은 “잉카인터넷이 국내외 할 것 없이 인정받고 있는 것은 고도의 안정성과 보안성이 요구되는 온라인으로, 장애와 오류 없이 보안서비스가 가능한 경험과 노하우 때문”이라며 “이것이 후발업체에는 시장진입 장벽이며 글로벌 기업이 할 수 없는 틈새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도전은 계속된다”=이들 기업 외에도 소만사·한컴씽크프리·핸디소프트 등 국내 기업이 SW 수출 불모지인 미국을 비롯해 일본·동남아 시장 개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소만사(대표 김대환)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부조달 전시회 FOSE(Federal Official Supplier Expo)에 참가, SW 수출 불모지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소만사는 e메일 및 메신저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메일-i’를 선보이며 사베인스옥슬리법과 e디스커버리를 통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는 최근 인터넷 접속만으로 별도의 설치 없이 오피스 SW를 사용할 수 있는 씽크프리 오피스 등 특화된 제품을 앞세워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씽크프리 오피스는 한발 앞선 기술력에 MS 오피스와 완벽한 호환성까지 갖춰 국내외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인터뷰-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도 이미 만들어진 시장에 진입해서 성공하기란 상당히 어렵습니다. 새로운 제품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무역의 날의 맞아 SW 수출로 100만달러 탑을 받은 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 그는 독자적인 기술로 NMS(Network Management System)를 개발했고, 그 후 새로운 시장을 타깃으로 한 트래픽관리 솔루션도 선보였다.

 김 사장은 틈새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지만, 시장 형성 초기였던만큼 수요를 발굴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제품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었다.

 “NMS 솔루션은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성하는 모든 기술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반 기업에서 이것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자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 제품 후에 새로 내놓은 트래픽관리 솔루션도 LAN과 WAN용을 구분해서 내놓았지만, 시장이 너무 세분화돼 있어 수많은 네트워크 구간을 다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IP주소관리 솔루션 아이피스캔(IPScan)을 만들었다. 아이피스캔은 전산 관리자가 IP 기반 네트워크를 쉽고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IP/MAC 주소를 이용한 제어 기능을 통해 내부 보안을 향상시키는 솔루션이다.

 김 사장은 이 제품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었다. “해외 시장은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미성숙한 동남아시아에 판매망을 구축했고 일본과 중국의 대리점 확보, 유럽지역에서의 협력관계 계약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수출 100만달러를 달성하기까지 어려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앞으로 더 험난한 길이 보이지만 더욱 힘이 난다고 웃었다.

 “스콥정보통신은 현재 해외 현지 대리점이 14개에 이르고 해외 사이트도 20군데가 넘습니다.” 김 사장은 스콥정보통신은 솔루션 개발 외에 유통 등 다른 사업들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대리점 계약 시 무조건 선 판매를 조건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승부수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서 결정된다”며 “올해는 절반 가까운 매출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SW기업이 될 자신이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