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4일 지난 1분기 생활가전 부문에서 내수와 수출을 합쳐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을 기록, 분기실적이 3년 만에 흑자로 반전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에는 월간 내수 전체 매출도 5년만에 1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생활가전 사업이 올해 들면서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 2002년 1300억원 흑자를 끝으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100억원, 500억원, 900억원, 1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만성적인 손실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실적 향상이 주목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이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경영 목표치를 훨씬 초과했고 많으면 1000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면서 “그동안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한 결실이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초 윤종용 부회장 직속 사업부로 편입된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 2004년 1분기 흑자를 낼 당시에도 윤 부회장 직할조직이었다는 점에서 ‘윤종용 효과’가 재연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의 재도약과 함께 삼성전자 국내 사업도 올해 들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한 달간 정보통신·생활가전·정보가전을 합친 총 국내 매출이 역대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전체 국내 매출도 분기실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품목별 판매량이 각각 휴대폰 100만대, TV 6만대, MP3플레이어 8만대, PC 10만대, 노트북PC 6만대, 레이저프린터 4만5000대로 6개 품목에서 월간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에 밀려 계속 2위에 머물렀던 에어컨 시장에서도 지난 1·2월 두 달간 약 20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45.7%로 처음 1위에 올라섰으며, 같은 기간 TV 시장에서는 판매량 기준 점유율 49.3%, 매출 기준 50.1%를 차지해 부동의 1위를 달성했다. 올 초 쌍춘년 혼수시즌이 이어진데다 무더위 특수라는 호재가 겹쳤고, 최신 기능과 고급형 디자인을 앞세운 신제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삼성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생활가전과 국내 영업 실적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그동안 단행해왔던 사업 구조조정과 고객만족(CS) 경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뚜렷한 경기호전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실적 성장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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