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업계, DRM 미탑재 휴대폰 출시 반발

 온라인음악사이트의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 미채택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이어 DRM을 탑재하지 않은 MP3폰이 등장해 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의 반발을 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출시를 허용한 KTF의 위피 미탑재폰(모델명 KH1200)이 MP3 파일 재생 기능을 갖고 있으나 DRM 솔루션을 탑재하지 않아 음제협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는 P2P나 웹하드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내려받은 음악 파일도 재생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불법 파일의 유통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음원권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동안 MP3 재생을 지원하는 휴대폰의 경우 DRM을 탑재해 ‘멜론’(SKT)·‘도시락’(KTF)·‘뮤직온’(LGT) 등 이통사 음악사이트에서 정식으로 구입한 음원만 재생할 수 있었다.

 음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DRM이 입혀지지 않은 음악 파일은 재생할 수 없도록 DRM을 채택한 타 MP3폰과 달리 KTF의 휴대폰은 DRM을 탑재하지 않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외부 메모리카드를 휴대폰 메모리슬롯에 꽂아 불법 음원을 담아 불편없이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DRM을 씌워 정식 유통되는 음악 파일은 재생이 불가능해 불법 음악 파일의 유통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음원업계는 불법 음원 파일 유통을 우려해 DRM을 채택하지 않은 MP3폰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해왔다.

 지난 2004년 LG텔레콤이 출시한 MP3폰(모델명 LP3000)이 DRM을 채택하지 않아 LGT와 음원업계가 극한 대립을 빚은 바 있어 이번 KTF의 DRM 미탑재폰도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음원업계 한 관계자는 “DRM 미탑재폰의 등장으로 일부 온라인사이트가 주장하는 DRM 폐지에 빌미를 제공, 음악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KTF의 한 관계자는 “충분히 검토를 거쳐 제품을 출시했다”며 “DRM 미탑재에 따른 법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