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SW업체 "한국 고객 잡아라"

 ‘미국에서 잘 나가는 한국 업체를 잡아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후 다국적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한국기업에 대한 밀착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윈드리버·오라클·IBM 등 주요 임베디드 SW업체들은 한국지사 인력을 늘리거나 본사와 국내 대기업의 기술 협력 확대에 적극 나섰다.

 이는 FTA 발효 이후 미국에서 삼성·LG·현대자동차 등 국내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날 경우, 한국산 제품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SW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데 따른 것이다.

 임베디드 리눅스업체 윈드리버코리아(지사장 이창표)는 FTA가 타결된 다음날인 4일 본사 영업 및 마케팅 임원이 잇따라 방한, LG와 삼성 등 대기업 계열사를 대부분 접촉했다고 밝혔다.

 윈드리버는 또 한국 기업의 요구에 맞춰 모바일 기기와 TV 셋톱박스용 리눅스 제품을 일찍 출시키로 하는 등 로드맵 수정에 나섰으며, 삼성과 LG그룹을 집중적으로 담당할 전략 어카운트 임원도 영입했다.

 4일 방한한 데미안 아트 윈드리버 영업 총괄 부사장은 “한·미 FTA 타결로 한국의 가전 및 통신 기기의 대미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삼성과 LG를 고객사로 끌어들이는 것이 윈드리버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 밀착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윈드리버코리아는 한국 법인의 매출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본사와 공유했다. 현재 대부분 다국적 컴퓨팅 기업의 한국 법인 매출 비중은 1% 수준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한국오라클과 한국IB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국내에 설치한 R&D센터를 통해 국내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FTA 반사이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오라클(사장 표삼수)은 지난해 12월 개소한 첨단기술연구소를 통해 오라클 글로벌 고객사와 한국 고객사들이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사 간 ‘컨버전스’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오라클이 중재 및 기술적 조언 역할을 하면서 오라클 임베디드 DB를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또 한국오라클은 국내 중소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오라클 DB 인사이드(가칭)’이라는 로고를 선택적으로 붙이는 방안 등 한국업체와의 윈윈 모델도 발굴 중이다.

 최창남 한국오라클 임베디드 SW 담당 상무는 “오라클은 첨단기술연구소를 한국 IT업체의 임베디드DB 개발 아웃소싱 센터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IBM(대표 이휘성)은 FTA 타결이 임박하기 전부터 IBM 반도체 칩과 임베디드 SW를 취급하는 테크놀로지콜레버레이션솔루션즈(TCS)을 확대 개편하고,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을 상대로 순수 기술 판매에 나섰다.

 류주복 한국IBM 상무는 “국내 IT업체와 자동차 업체가 성장가도에 있고 신기술 요구 수준도 높다”면서 “FTA 타결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2010년까지 한국IBM이 순수 기술영업으로만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