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취임 직후 새벽에서 심야까지 초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최말단 사원에서 고위간부까지 두루 의견을 교환하는 ‘열린 경영’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30일 취임한 김 사장은 지난 2일 밤 10시 이천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나오는 사원 10여명과 인근 호프집에서 예정에 없던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 토론은 다음날 새벽으로 이어졌고, 김 사장은 허심탄회하게 쏟아 내는 직원들의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듣고 최일선 현장의 분위기를 익혔다.
특히 김 사장은 단순히 술자리를 가진 것에 그치지 않고 4일 밤에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저는 4월 2일 월요일 이천에서 B조 근무사원들과 ‘심야 호프집 도전경영 대책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때 몇몇 동료들이 건의한 사항에 대해 우선 다음과 같이 회신합니다. 시간을 요하거나 어느 정도의 경비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검토를 통해 추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회신을 전체 임직원에게 보내, 소소한 부분까지 정보를 공유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김 사장은 6일에는 경기도 마북리연수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팀장급 이상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영 워크숍’을 갖고, 책임자급 간부사원의 목소리를 수렴하며 회사 발전 전략 수립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미 고위 간부들과는 사안의 경중을 불문하고 필요하면 밤낮없이 언제든지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보고라인의 간소화’와 ‘의전 문화 타파’를 강조하고 있다. ‘필요하면 말단 직원도 사장에게 자신의 의견을 직접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하며, 사장이 움직인다고 해서 특별히 수행해야 한다는 낡은 사고는 버려야 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말단사원에서 간부까지 격의없는 대화를 시도하는 김 사장의 취임직후 행보는 이같은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