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다다월드’로 시작했다가 묻혀버린 온라인 3차원(3D) 가상현실 서비스가 미국 세컨드라이프 열풍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집중 조명받았던 온라인 가상현실 플랫폼이 다시 국내에서 활성화할지 주목된다.
대기업 계열인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유현오)를 비롯해 게임 개발 업체 리얼타임월드아시아(대표 구준회), 온라인콘텐츠 업체 하이앤지(대표 박영운) 등이 이미 독자적으로 가상현실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거나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게임개발업체 리얼타임월드의 아시아 개발 스튜디오인 리얼타임월드아시아는 한국어판 온라인 3D 가상현실을 개발 중이다. 에픽게임스의 게임엔진인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며 5, 6월께 비공개 시범서비스가 목표다. 게임엔진은 그래픽과 사운드 등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결합해 게임에 적용하기 쉽도록 미리 만들어 놓은 핵심 프로그램이며 언리얼엔진은 언리얼토너먼트 등 유명 1인칭슈팅(FPS)게임에 적용됐다. 무거운 언리얼엔진을 3D 가상현실에 최적화하기 위한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리얼타임월드아시아의 한 관계자는 “세컨드라이프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했다”며 “고난도 등 현재 국내 세컨드라이프 사용자가 느끼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세컨드라이프 열풍을 이어받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세컨드라이프 열풍에 맞춰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긴밀히 알아보고 있다”며 “아직 무엇을 하겠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온라인콘텐츠기업 하이앤지(대표 박영운)도 다음달 사용자가 아이템을 자유롭게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가상현실 커뮤니티 ‘아지트로(www.azitro.com)’ 시범서비스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지트로는 아이템을 제작,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린든랩이 운영하는 3차원(3D) 가상현실 세컨드라이프와 유사하다.
FPS 게임 ‘랜드매스’를 서비스 중인 효성계열 게임업체 효성CTX(대표 김성남)도 3D가상현실 개발 계획을 세웠다. 효성CTX 관계자는 “당분간 게임 퍼블리싱에 주력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3D 온라인 가상현실에 대한 개발 계획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세컨드라이프 디벨로퍼 1호인 애시드크레비즈의 박승훤 실장은 “올해 안에 전 세계에서 100여개의 유사 세컨드라이프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내 가상현실 서비스 효시인 다다월드는 지난 2000년 신유진 광운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가 개발해 한때 사용자 10만명을 돌파했으나 현재 약 200명의 사용자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김민수·최순욱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