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휴대폰이 현재의 경쟁력을 지속해 가기 위해서는 재부팅되는 결함을 없애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근 한국을 방문한 SW테스팅 권위자 에릭 반 비넨달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삼성전자 휴대폰을 꺼내들며 테스팅에 대한 중요성을 이 같이 빗대 말했다. 디지털TV, 휴대폰 등 인터넷 인프라 위에서 개발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은 한국의 강점이다.
이들 제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제품완성도가 높아야 하며 이는 결국 수준 높은 테스팅으로 직결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테스팅은 곧 완성도= 박은영 와이더댄닷컴 부장은 “SW테스팅은 제품자체의 품질리스크로 이해하면 쉽다”며 “이용자가 구매한 제품이 고장나면 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짐은 물론 나쁜 기억을 갖게 돼 앞으로의 구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제품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로 테스팅”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공공시장의 경우 시스템 10%에 결함이 발견되면 나머지 우수한 90%도 모두 싸잡아 불량품으로 취급되는 사례가 많아 공급업체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개발 단계에서 미진한 부분을 테스팅으로 보충하고 시장에서 이 제품에 대한 고객불만이 적다면 전체 경쟁력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선진 테스팅 기법 2가지= 현재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선진 SW테스팅 기법은 두 가지다. 우선 인터넷뱅킹 솔루션처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요구사항이 분명한 SW개발은 인도,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남아공과 같은 나라로 아웃소싱을 준다. 아웃소싱 준 SW개발이 완료되면 이를 가져다 SW가 문제없이 동작하는지 계약기간 안에 테스팅을 마친다.
또 하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경우다. 이 때에는 전 단계에 걸쳐 개발자, SW테스트 엔지니어, 사용자가 함께 개발에 참여하는 애자일 접근법(AGILE Approach)을 활용한다.
삼자가 한자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며 즉각적으로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이를 테스트하면서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법이다. 민첩하게 진행하는 이 방식은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환영받는 기법이다.
◇테스팅으로 경쟁력 높이자= 한국의 테스팅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 상태다. 테스팅 분야에 대한 전문 서적 부족, 국제 공인 인증 자격증 소지자와 전문인력 부족, 테스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낮은 수준의 테스팅 기술 등 전반을 고려하면 선진국에 비해 5, 6년 정도 늦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에서는 경영진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최은희 LG전자 선임은 “테스팅에는 결국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데 국내에서는 이를 단순히 비용으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며 “선진 SW기업들이 왜 막대한 자금을 테스팅에 쏟아붓는지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6∼17년 동안 유럽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어렵게 일궈 온 것을 한국에서 단시간에 뛰어 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의 경영진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SW테스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지원도 필수적이다. 정부지원은 국제공인 자격증을 활용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분야와 테스팅 업계의 모범 사례를 모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과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