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게임 e스포츠서 찬밥 되나

국산 게임 스페셜포스 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이 경기에 열중하고 있다.
국산 게임 스페셜포스 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이 경기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게임 방송사 편성의 최대 80%까지 차지하는 스타크래프트 관련 프로그램(중계 대담 토크쇼 등)의 비중이 더욱 늘어난다. 이로 인해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국산 e스포츠 종목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9일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2007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의 주 당 경기 일수를 작년보다 2일 늘어난 주 5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토∼월요일 3일간 5경기를 진행해 오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올해부터 토∼수요일까지 5일간 매일 2경기씩 주 당 10경기를 치르게 됐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각각 진행하는 개인리그인 스타리그와 MSL(MBC Star League)은 기존대로 주 2일씩 경기를 치르게 된다.

 올해 프로리그 경기가 늘어난 것은 한국e스포츠협회 회원사인 각 프로게임단이 기업 이미지 노출로 홍보 효과가 높은 프로리그의 확대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e스포츠협회의 결정으로 게임방송이 스타크래프트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방영시간을 늘리면서 애꿎은 국산게임의 방영시간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의 e스포츠 정착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중계시간 연장에 따라 국산 e스포츠 종목의 경기에 할애할 수 있는 방송 시간이 줄어들거나 프라임시간대에서 밀려들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늘어난 평일(화,수) 프로리그 방송시간대도 6시 이후에 배정됨으로써 국산 e스포츠 종목 해당업체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온게임넷에선 토요일 오후 시간에 방영되던 ‘카트라이더’와 화요일 저녁 시간대에 방송됐던 ‘서든 어택’ 리그가 다른 시간대로 빠질 전망이다. MBC게임의 경우 작년에 프라임 시간에 편성했던 ‘프리스타일’과 ‘스페셜포스’ 리그의 시간대가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측은 “스타크래프트의 비중을 줄인다는 방침”이라며 “프로리그의 경기 일수 확대로 국산 e스포츠 종목의 녹화 및 방영 시간 확보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작년엔 주말 2경기를 양 방송사가 동시 중계했지만 올해부턴 1경기씩 나눠 중계하게 돼 방영 시간에 여유가 생긴 측면도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국산 e스포츠 종목 활성화 방안을 계속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 중심의 e스포츠 구도를 다양한 국내외 게임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e스포츠의 미래에 필수”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