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년 이상 된 중견 게임업체들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게임시장 선도업체들의 창업 10주년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조이맥스·L&K로직코리아·소프트맥스·제이씨엔터테인먼트·드래곤플라이 등 10년 이상을 버텨 온 중후발 게임업체들이 한국 게임산업의 저변에 두터운 층을 형성해 가고 있다.
대부분 국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PC게임 개발사로 출발한 이들은 온라인게임으로 전환, 대형업체의 틈바구니를 헤쳐나와 최근 잇따라 히트작을 내면서 재도약의 돌격대로 나섰다.
◇10년만에 월 매출 15억원 이상 거뜬=10일로 창업 만 10주년을 맞는 조이맥스(대표 전찬웅 joymax.co.kr)는 최근 온라인게임 ‘실크로드온라인’이 국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만들고 있다.
10년전 PC게임 ‘아트록스’ ‘파이널오딧세이’ 등으로 잘나가던 시절이 전혀 부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시장 매출이 급증하면서 최근 ‘실크로드온라인’ 국내외 매출만 15억원 안팎으로 늘어났다. 조이맥스는 올 여름 캐주얼 대전게임을 차기작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99년 나온 ‘거울전쟁’이란 PC게임으로 이름 꽤나 높았던 L&K로직코리아(대표 남택원 www.lnklogickorea.com)도 내달 창업 1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고난도 있었지만 온라인게임 ‘붉은보석’으로 월매출 20억원의 알짜배기 게임회사로 자리잡았다.
전창웅 조이맥스 사장은 “지나온 10년 동안 게임에 대한 악착같은 고집이 없었다면 회사로 버티는 것도, 오늘의 성과를 내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10년을 넘어 새로운 꿈을 찾아=독립 게임개발사로 최고 명맥을 지키고 있는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 www.softmax.co.kr)는 14년차,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 www.jceworld.com)는 13년차를 각각 맞았다.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기업이란 공통점 외에도 혹독한 시련을 거쳐 부활에 가까운 성공을 만들어 낸 역사도 비슷하다.
소프트맥스는 반다이코리아와 공동 개발한 온라인게임 ‘SD건담-캡슐파이터’로 새 성공신화 만들기에 나섰고, 창업 10년 만인 지난 2004년 ‘프리스타일’로 큰 성공을 거둔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에어로너츠’로 연타석 홈런을 벼르고 있다. 한국 1인칭슈팅(FPS)게임의 본산 격인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우 www.dragonflygame.com)도 창업 12년 만인 올해 퍼블리싱까지 포괄한 종합 게임업체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의 ‘신형 엔진’으로=잘나가는 몇몇 대형기업이 전체 시장을 주무르는 것 같아도 이같은 실력있는 중견업체가 뒤를 받쳐주지 못하면 그 산업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정설이다.
특히 역사가 짧은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에 있어 기초 PC게임부터 실력과 시장 경험을 쌓아온 이들의 존재는 단순한 외형 매출의 수십배·수백배에 해당하는 가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시장 전문가는 “대형 업체의 게임들이 일제히 실패하고 있는 최근 2∼3년 동안 사실상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들이 모두 이들의 손에서 나왔다는 점은 산업 경쟁력과 관련,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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