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불법복제 `직격탄`

지난 1월18일 국내 공식 출시된 닌텐도DS 라이트의 아래 화면 위에 놓인 것이 구동칩인 슈퍼카드(왼쪽)와 복제 게임을 담을 수 있는 2GB SD카드.
지난 1월18일 국내 공식 출시된 닌텐도DS 라이트의 아래 화면 위에 놓인 것이 구동칩인 슈퍼카드(왼쪽)와 복제 게임을 담을 수 있는 2GB SD카드.

  일본 닌텐도가 한국시장 공식 진출 석달 만에 불법복제타이틀 구동 카드의 대량 유통이란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에 R4, 슈퍼카드 등 3∼4종의 닌텐도DS용 불법복제 게임 구동카드가 널리 유통되면서 닌텐도가 지난 1월 한국시장 직접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시중에서 5∼6만원대에 판매되는 이 불법구동카드는 정품 타이틀과 똑같은 모양과 크기를 가졌다. 여기에 인터넷에서 복제게임을 내려 받은 SD칩을 끼워 닌텐도DS에서 구동시키면 정품타이틀과 똑같은 게임을 용량에 따라 10∼20개씩 저장해 두고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불법복제카드 사용자들은 SD칩을 포함해 고작 정품타이틀 3장 정도의 요금으로 최대 900여종의 닌텐도 불법복제게임을 내려 받을 수 있다.

 R4 등 구동카드는 현재 인터넷포털 검색사이트를 통해 구매 방법이 급속히 전파되고 있고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도 버젓이 이름이 올려져 판매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R4 카드에는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기능까지 내장돼 있어 닌텐도DS 자체에도 없는 음악듣기, 어학공부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복법복제카드 구매 열기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닌텐도 측은 “복제된 게임들은 오래된 고전 게임들이거나 이미 상품가치가 떨어진 게임들이 주종”이라며 애써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출시되기 시작한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한글버전까지 복제판으로 돌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닌텐도가 향후 한국시장 전략 상품으로 내밀고 있는 ‘닌텐독스’ 등도 이미 영어버전으로 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론칭 모델로 장동건에서부터 이나영은 물론 차태현, 박수홍에 이르까지 초특급 모델들을 기용하는 등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는 닌텐도로서는 이번 사태로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심 모씨(37)는 “ 닌텐도코리아 측이 이 제품이 정품타이틀의 100% 기능을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장용 고객들은 꾸준히 정품매장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6만3000원을 주고 슈퍼카드를 구매해 쓰고 있다는 한 이용자는 “어떤 게임이든 99% 구동률에 만족한다”면서 “정품을 쓰는 것이 어리석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편 닌텐도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물론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