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축복이다.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푹신한 잠자리에 누워서 사르르 긴장이 풀어지면서 서서히 잠으로 빠져 들어갈 때, 우리는 편안함과 아늑함, 기분 좋은 나른함 등을 느끼게 된다.
잠을 잘때 우리 몸의 기운은 서서히 이완이 되어 긴장이 풀어지고,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휴식을 취하게 된다. 호흡과 혈액 순환 등의 육체적 생리 기능 또한 속도가 느려진다. 우리의 정신도 깊숙이 들어가 무의식 속의 것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수면의 과정이 장애를 받는 대표적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곤이 너무 누적된 경우이다. 우리가 조금 피곤할 때는 이내 잠에 빠져 깊은 잠을 자게 된다. 그러나 쉬어야 할 때를 놓치고 피곤이 계속 누적되면, 기운은 몸의 기본적 생리활동을 유지하는 것마저도 여의치가 않게 되어 허덕이며 애를 쓰게 된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기운의 허덕임이 가라앉지 않게 되어 잠을 아예 못 자거나, 자더라도 깊은 잠을 못 잔다. 마치 오래달리기를 심하게 한 뒤에도 숨을 헐떡거리는 것이 한동안 계속되는 것과 같다. 달리기 뒤에 숨을 고르듯, 피곤한 뒤에는 휴식을 하자.
둘째, 마음이 안정이 안되는 경우이다. 우리의 깊은 마음이 무엇에 집착이 되어 풀어지지 않을 때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마음 가는대로 기운도 움직이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의 힘을 완전히 빼고 어머니 품에 안기는 아기처럼 잠에 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셋째, 야식이나 과식 등으로 위장이 불편한 경우이다. 오장육부가 긴장을 풀고 쉬어야 하는데 위장이 아직도 일하고 있다면 나머지 장부들도 쉴 수가 없다. 자기 전에 먹는 야식은 수면을 방해하고, 반복되면 수면습관을 불량하게 할 수 있다.
수면장애 역시 사람에 따라 세세하게 다양한 병리가 존재하고 치료 방법도 다르다. 예를 들어, 기운이 피곤하여 허덕이면서, 마치 나무의 뿌리가 약해진 것처럼 수렴하는 기운도 약해지고 신경도 예민해져서 오는 불면이라면, 기혈을 도우면서 수렴을 강화하고 예민함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