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한국증권업협회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주자 가운데 금융업계와의 첫 공식 만남이죠. 이날 간담회는 민생을 직접 살피겠다는 취지에서 박 전 대표 측에서 요청한 자리라고 합니다. 다수당의 유력 대선 주자가 방문한 자리인지라 증권사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만원을 이뤘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즉석에서 대우증권 적립식 펀드 상품에 가입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5년내 주가지수 3000포인트까지 간다”는 호언장담에 이은 가입이었습니다. 증권업 발전이 국가 경제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죠.
자신이 약속하는 7%의 경제성장률 가운데 지도자의 역량에 달린 2%, 그중 1% 이상을 자본시장 발전으로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를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증시가 수행할 수 있다”며 증권업계를 끌어안았습니다.
증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자통법에 포함된 증권사의 지급결제 기능허용에 대해 은행권이 반발하면서 통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증권업계의 가려운 등을 긁어준 셈이죠. 협회 측은 “박 전 대표가 증시현황 및 건의사항 등 청취하는 자리”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만면에 미소를 감추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와 금융계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증권업계. 둘간의 ‘밀월’이 ‘동침’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군요.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