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금맥을 캐라](상)왜 B2B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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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기업용(B2B) 시장’을 잡으라며 특명을 지시했다. 그는 “B2B 제품은 한번 팔면 끝이 아니라 소프트웨어(SW)·소모품·사후관리(AS)에 이르는 지속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미래에는 다시 재판매로 연결해 세 번까지 팔 수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B2B 시장의 중요성에 눈을 뜬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삼성전자는 B2B사업팀을 신설하고, 최근에는 국내 처음 B2B 전시장(시스템하우젠 갤러리)을 개설했다. 전 세계 정보가전·생활가전 시장이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한 가운데 미지의 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는 B2B 시장의 잠재력과 글로벌 메이커들의 행보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해본다.<편집자주>

 ◇6700억달러의 거대시장=기업체와 각급 공공기관 등 이른바 B2B 시장이 이미 일반소비자(B2C) 시장 규모를 추월한 지 오래다. 지난해 전 세계 B2B 시장 규모는 약 6700억달러로 전체 전자기기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전체 전자제품 시장의 55% 이상을 B2B 고객이 차지했다.

 특히 PC·프린터·복합기 등 정보가전(IT) 분야에서는 B2B 시장 규모가 무려 76%에 이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IT B2B 시장규모는 이미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했고, 가전(CE) B2B 시장은 오는 2010년까지 연평균 17.5%의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TV·에어컨·냉장고 등 전통 생활가전 품목의 경우 B2B 시장이 아직은 26%에 그치고 있지만 근래 들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점차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B2B가 그동안 간과해왔던 미지의 개척지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B2B, 왜 중요한가=글로벌 메이커들이 근래 B2B 시장에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는 당장 그 규모보다 무궁무진한 미래 잠재력 때문이다. 무엇보다 치열한 시장경쟁에도 불구하고 B2B는 제품 제값받기를 실현할 수 있는 시장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과 달리 경쟁사가 적은데다 기업 고객의 구매 결정과정에서 가격이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품·하드웨어보다는 토털 솔루션을 원하는 기업·기관의 요구가 늘고 있는 덕분에 새로운 수요 또한 창출할 수 있다. IT 분야가 대표적인 사례. 종전에는 PC나 프린터 등을 개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사무실 네트워크 장비에서 업무용 SW, 나아가 유비쿼터스 오피스 환경을 원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B2B 시장은 과거 납품업체와 고객사의 관계보다 한층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핵심 포인트다.

 장창덕 삼성전자 부사장은 “업무환경과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시스템 가전이나 정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점점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제 B2B 사업은 1∼2년간의 단기적 접근이 아닌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