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열리고 있다.
소니가 처음으로 OLED TV 양산 계획을 공개한데 이어 도시바와 마쓰시타도 TV용 OLED 패널 개발에 성공하고 2009년부터 양산할 방침이다. 글로벌 가전 업체가 잇따라 사업 참여를 선언하면서 OLED 응용 분야도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위주에서 디지털TV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연내 11인치 OLED TV를 월 1000대씩 양산할 계획이다. 가로·세로가 27㎝·16.5㎝ 크기인 이 제품의 패널 두께는 3㎜에 불과해 차세대 초박형TV 시장을 둘러싸고 LCD·PDP 진영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소니 측은 “OLED TV를 주력으로 차세대 박형TV 개발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고 말했다.
판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양판점 기준으로 10∼15인치 소형 LCD TV 가격이 5만∼10만엔인데, 이 보다 2∼3배 높은 가격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소니는 11인치에 이어 27인치(가로 65㎝·세로 41㎝) 제품도 준비 중이며 패널 생산은 도요타자동직기와 절반씩 출자한 ‘에스티엘씨디(ST LCD)’에서 맡는다.
도시바마쓰시타디스플레이(TMD)도 2009년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MD는 현재 20.8인치까지 개발을 끝낸 상태다. TMD는 2002년 4월 소형TV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인 17인치 OLED 기술을 공개했지만 주로 휴대폰과 MP3플레이어용 2∼3.5인치 제품만 양산해 왔다.
새로 공개된 20.8인치 OLED 해상도는 1280×768이며 1670만 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MD는 TV용 OLED로 LCD·PDP가 주도하고 있는 350억달러 규모 차세대 평판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윤건일 기자
◆뉴스의 눈
소니가 OLED TV를 양산키로 함에 따라 차세대 박형TV 개발 경쟁도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주요 TV업체는 LCD나 PDP에 이은 평판TV로 OLED와 ‘표면전계디스플레이(SED)’에 주목해 왔다. 특히 OLED 방식은 LCD·PDP에 비해 가볍고 얇은 화면을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평판TV 약점이었던 열도 거의 내지 않아 벽걸이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양산이 아닌 개발에 만족해야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OLED가 화면 대형화 문제로 평판TV 주역이 되는 시점을 오는 2015년 이후로 점쳐왔다. 이번에 소니가 이 예상을 뒤엎고 양산화에 착수함에 따라 다른 업체도 추격에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OLED는 소니 이외에도 삼성전자·LG필립스LCD·마쓰시타전기산업·도시바·캐논 등이 휴대폰·MP3플레이어에 이어 TV용 디스플레이로서 개발 중이다.
SED는 캐논이 독자적으로 개발 착수했다. 상품화 계획에서는 SED가 OLED보다 앞서 대형화 기술을 확립해 캐논과 도시바가 지난해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생산 원가 절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출시를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LCD도 초기에는 PDP와 비교해 대형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은 50인치 이상 제품도 등장해 화면 크기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며 “OLED도 제품이 나오기 시작한 이상 화면 대형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채산성. 기본적으로 평판TV는 가격 경쟁이 치열해 채산성 확보가 힘들다. 시장 점유율를 위해 설비 증대과 동시에 차세대 표시장치 기술 개발을 지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는 높은 수준의 개발비 투자가 요구된다. 개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소니, 도시바·캐논 등이 합종 연횡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