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인프라 열악한 유럽서도 IPTV 활기

 IPTV 서비스를 상용화한 유럽 국가들이 우리보다 열악한 인프라(초고속인터넷)에도 불구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도입, 융합서비스 활성화와 함께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리한 통신·방송 융합 논쟁을 끝내고 기구통합과 제도 정비를 통해 IPTV 서비스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지적은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최근 영국과 이탈리아의 융합서비스 동향을 파악하고 돌아와 작성한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영국·이탈리아 해외조사 보고서’에서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컴(BT)은 IPTV와 무료 디지털방송을 결합한 ‘BT비전’을 제공 중이고, 이탈리아에서는 텔레콤이탈리아(TI)가 위성방송 사업자와 ‘앨리스 홈TV’을, 패스트웹은 독자적인 IPTV 서비스를 각각 실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BT비전’은 시청자가 무료 디지털방송 ‘프리뷰’를 보다가 필요할 때 VoD를 선택해 볼수 있도록 하고 있다. VoD에 대한 규제는 없으며 최대 8Mbps급 초고속망(ADSL)을 이용한다.

 ‘앨리스 홈TV’는 위성방송 스카이를 비롯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아 제공하는 유료모델로, 우리나라와 달리 PP와 경쟁이 아닌 공생관계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탈리아 정부는 사업자들이 IPTV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할수 있도록 규제는 최소화하고 경쟁사업자와의 입장 차이를 보며 조율해간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보고서는 또 영국 오프콤(OFCOM), 이탈리아 통신부(MOC) 등이 통신과 방송 정책을 통합관장함으로써 융합흐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통특위의 홍창선 의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특위위원 모두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IPTV를 도입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해관계에 얽매여 발걸음을 못 떼고 있는데, (IPTV를)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문제점이 나오면 차차 규율하는 방식을 생각해봐도 된다”고 말했다.

 유승희 의원도 “영국이 인프라가 뒤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융합서비스가 잘 되고 있는 것은 제도가 앞서 있고, 정책이 잘 정비돼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서둘러 기구통합이 돼야 서비스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