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반도체전시회의 통합 논의가 사실상 백지화될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전시회인 ‘아이세덱스’와 미국 SEMI(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가 주관하는 ‘세미콘코리아’ 간 통합 논의가 관련업계의 반발과 전자 관련 전시회 통합개최안의 부상으로 잠정 중단됐다.
두 전시회의 통합 논의는 비슷한 성격의 전시회가 매년 두 번씩 열려 부담이 크다는 반도체 업계의 의견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진행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SEMI 측이 △미국 SEMI가 장비·재료·부품 분야를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소자와 시스템반도체를 각각 맡아 공동 주관하자는 방안을 제시한 뒤 국내 장비업계가 이에 반발하면서 검토가 거듭돼 왔다.
당시 국내 장비업계는 ‘세미콘코리아가 아이세덱스에 비해 부스 비용이 80% 정도 비싸기 때문에 장비 분야를 SEMI가 담당할 경우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난색을 표했고, 이 때문에 반도체산업협회는 회원사를 중심으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실수요자인 업계 의견을 취합해 왔으나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전시회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전자분야 전시회를 통합 또는 연합 형태로 운영하자’는 안을 제시하면서 아이세덱스와 세미콘코리아의 통합 논의가 무의미해졌다. 전자 분야 통합(연합)전시회가 탄생할 경우 반도체 분야 두 전시회만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아이세덱스와 세미콘코리아 통합 논의는 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잠정 중단됐었는데 최근 정부의 전자 분야 전시회 통합 논의까지 제기되면서 더욱 어렵게 된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의견과 주변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