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휴대폰, LCD, TV등 제품 가격이 1분기 내내 급락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휴대폰·LCD·TV·생활가전 부문의 고른 선전으로 1조8400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분기 대비 8% 감소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1조1800억원, 세전이익은 32% 감소한 1조8400억원, 순이익은 32% 감소한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에서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노력을 집중시켜 온 생활가전 부문이 해외법인의 대폭적인 실적 개선으로 흑자를 달성함으로써, 전 사업부문에서 세전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예상보다 높은 판가하락과 지속적인 원화강세로 인해 영업이익이 1조1800억원에 그쳤지만 2분기의 안정세를 거쳐, 하반기에는 메모리 수요강세와 휴대폰·평판TV·LCD 부문의 강세가 더해져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자회사의 이익을 포함하는 영업외손익이 지난해 3분기 이후 꾸준히 6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이번 분기 세전이익의 36%에 이르러 향후 경영성과 평가에는 세전이익 규모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 부문은 매출은 전분기 대비 17% 감소한 4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5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반도체 부문의 실적 하락은 D램과 낸드플래시가 모두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D램의 경우 PC의 계절적 수요감소와 공급업체들의 90나노 공정 안정화로 DDR2 D램 공급이 늘어 나면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또 기존 8인치 라인에서 12인치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일시적으로 출하증가율이 낮아져 매출, 영업이익 감소했으나, 12인치로의 웨이퍼 전환이 원가경쟁력 향상을 가져오면서 향후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는 1분기에 가격이 50% 가까이 급락해 실적 악화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비중을 유지함으로써 타 기업들이 D램으로 생산을 전환하면서 유발된 낸드플래시 공급부족과 하반기 수요회복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낸드플래시 가격은 3월 말부터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삼성전자는 특히 낸드플래시 생산공정을 빠르게 50나노로 전환해, 하반기로 갈수록 원가경쟁력에서 시장의 우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 부문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 D램은 PC 업체들의 메모리 원가 부담 완화로 PC 탑재 메모리 용량이 증가하고, 윈도 비스타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는 등 수요가 회복돼 가격이 안정화되고, 낸드플래시는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증대되고 D램,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원가절감이 지속돼 대폭적인 실적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 부문은, 매출은 전분기 대비 1% 감소한 4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72% 증가한 6000억원, 영업이익률은 5.5% 포인트 증가한 13%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고 일부 업체가 역성장과 이익률 급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뛰어난 실적으로 평가된다.
휴대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전분기 대비 6% 이상 성장하면서 분기 사상 최고치인 3480만대를 기록했다.
울트라에디션 등 프리미엄 제품들이 안정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해 호실적을 냈다.
특히 신흥시장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평균판매가는 전분기 대비 다소 하락한 155달러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은 큰 폭으로 상승한 13%를 올리면서, 신흥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원가경쟁력을 입증했다.
2분기부터는 울트라에디션Ⅱ, 울트라 뮤직, HSDPA 폰 등 프리미엄 제품과 신흥시장 대응 신제품을 지속 출시해, 당초 연간 판매 목표치인 1억3300만대를 초과 달성하고 시장점유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투자자 편의를 위해 이번 실적발표부터 휴대폰 판매물량과 평균판매가 산정을 본사 중심 방식에서 글로벌 판매 기준으로 변경했다. LCD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대형 패널 판매 물량이 소폭 감소하고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 감소한 2조8400억원, 영업이익은 76% 감소한 7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LCD 업계 대부분이 시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 발표가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 3%로 흑자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2분기부터는 판매량 증대와 가격 안정화 속에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본격적인 수요 증가 속에, 2006년 이후 타업체들의 시설투자 축소로 공급 증가는 제한되면서 가격이 더욱 안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8세대 라인을 조기에 양산 돌입할 계획으로 대형패널에서의 원가경쟁력이 더욱 강화돼 향후 견조한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본사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8% 증가한 1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3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분기의 1500억원 적자에 비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 특히 TV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평판 TV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약 10% 감소했으나, 2007형 보드도 TV가 작년에 이어 판매 호조세를 이어나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41%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률 68%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올렸다. 이에 따라 향후 평판TV 시장에서 2위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부터는 세계적인 히트 모델인 보르도 TV 외에도 튤립, 깐느 PDP TV 등 성능과 디자인을 차별화한 신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해, 하반기 성수기에는 판매량과 이익률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가전사업부문은 에어컨 매출 호조와 사업구조조정, 원가절감 노력이 가시화 되면서 매출은 7700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된 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지난 1분기는 IT 산업의 비수기로 주력 제품에 대한 수요 부진과 공급초과로 가격이 급락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유지해 하반기에 수요 회복, 가격 안정 등 시장상황이 개선되면 큰 폭의 실적 향상을 낼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특히 1분기는 반도체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으나, 단기 가격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고, 이미 3월부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상반기의 IT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 하반기에는 D램·낸드플래시·LCD·휴대폰·평판TV 등 주력 사업이 모두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경우, 지속적인 원가절감, 글로벌 마케팅 강화 등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