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프로젝터` 상용화 시대 성큼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이나 사진을 혼자서 조그마한 LCD 창으로 보는 데 불편함을 느꼈다면 머지 않아 시장에 선보일 나노 프로젝터를 주목해 볼만 하다.

 나노 프로젝터는 초소형 프로젝터를 부르는 이름으로 프로젝션 TV나 프로젝터에 사용되는 기존 제품에 비해 크기와 전력 사용량을 크게 축소, 휴대폰이나 PMP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나노 프로젝터의 선두주자는 의외로 국내 업체인 일진디스플레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초소형 고온폴리실리콘(HTPS) 싱글 LCD 패널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고온폴리실리콘은 그동안 프로젝션 TV나 프로제터에 적용돼 왔던 제품으로 적·녹·청 세가지 색을 각각의 HTPS LCD에 구현해 영상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광원의 빛을 3원색으로 분해했다가 다시 투사하기 위한 광학 부품들이 필요해 구조가 복잡하다. 이는 제작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일진은 이를 하나의 고온폴리실리콘으로 삼원색을 구현하도록 개발했다. 한 개의 소자로 구현하다보니 광학계 등 제품 구조가 간단해져 초소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일진디스플레이의 김하철 사장은 “연내에 휴대폰 액세서리로 출시할 수 있는 외장형 제품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며 “휴대폰에 카메라 모듈이 처음에는 외장형으로 사용되다가 내장형으로 들어갔듯이 같은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가격은 50만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향후에는 20만원으로 낮춰질 전망이다. ‘DLP(Digital Lighting Processing)’라는 소자로 프로젝터 부품 시장을 양분해온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사도 초소형 프로젝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에 열린 북미 최대 정보통신전시회인 ‘CTIA 2007’에서 DLP 기술을 적용한 초소형 프로젝터 시연회를 가졌다. 프로젝터는 3종류의 레이저, DLP칩, 전원 장치로 구성돼 있으며, 크기는 약 1.5인치(약 3.8㎝)이다. ‘피코프로젝터’ 명명된 이 제품은 15∼20인치까지 화면 크기를 키울수 있으며 밝기를 개선할 경우 30∼180㎝ 거리에서 최대 4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I는 내년 하반기쯤 이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누구도 카메라 기능이 휴대폰의 필수 기능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듯이 휴대폰에 프로젝터가 자연스럽게 내장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