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진출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은 무엇일까.
당장 가장 큰 문제는 값싼 현지 노동력 조달의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마다 평균 8∼9%의 성장세를 보인 중국 경제에 발맞춰 중국정부가 외국투자 기업들에 일정 부분 임금인상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중국정부의 법인세 감면 비율 축소 방침도 또다른 애로사항일 수밖에 없다.
최근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회에 제출돼 심의받은 기업 소득세(법인세) 초안은 중국 내·외자 기업의 소득세율을 25%로 통일 시켰다. 내외자 기업간 법인세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외국기업의 경우 2012년까지 이러한 비중을 맞춰가며 법인세 혜택을 줄인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지 진출기업들은 적어도 첨단 전자·IT분야에서의 법인세 혜택을 줄인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스럽지 않다는 분위기다. 중국정부의 중점 육성 아이템에 대해서 특별한 세제혜택을 계속 유지키로 했기 때문이다.
2년 전 비즈니스위크는 저가를 무기로 세계의 제조업을 위협하는 중국을 일컬어 차이나리스크라 불렀다.
2년 만에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제 자국에서처럼 중국에서도 임금상승세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은 첨단기업 유치시 최첨단 기업에 대한 차별적 우대방침을 통해 기술기업 유치 및 기술력 확보, 이를 통한 자국 경쟁력 확보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야말로 새로운 차이나리스크가 등장한 셈이다.
◇임금 상승=“2004년까지는 이 지역에서도 임금인상 걱정을 거의 안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 2006년 2년 연속 5%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난징시 남쪽 외곽에 자리잡은 공항에서 50분. 남서쪽에서 동북쪽으로 흐르는 양쯔강 허리에 자리잡은 LG필립스LCD 난징공장의 이재홍 부장이 말하는 최근의 임금 상승세다.
장강 삼각주의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640만 인구의 난징에는 9개 경제 개발구가 자리잡고 있다. 대학만 20개 이상이고 200개 이상의 첨단기업이 들어와 있다는 이곳에서 LG필립스LCD는 해마다1개 동씩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다. 2003년 공장을 준공하고 LCD 양산에 들어가 성장세를 달려 온 이 회사도 최근 임금상승세는 회사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생산 2년간 임금에 관한 한 거의 부담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지난 2년 동안은 해마다 5%의 임금을 올려줬다.
주중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 최저임금기준, 즉 각 성 정부가 확보한 가이드라인은 성마다 차이가 있지만 월 450∼810위안(58500∼10만5300원)에 이른다.
난징지역은 선전에 이어 최저임금이 가장 높게 매겨진 지역으로 꼽힌다.
장쑤성 정부가 최저 임금을 기업 규모별로 680∼750위안(88400∼97500원)으로 책정해 놓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법인세 규제=‘중국이 지난 10여년간 적용해 온 내·외자 기업의 부동(不同)세율시대가 끝났다.’
최근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회에 제출되어 첫번째 심의를 받은 기업 소득세법 초안은 중국 내·외자 기업의 소득세 세율을 25%로 통일 시켰다.
그동안 15%에 그쳤던 외국투자기업들의 소득세율을 향후 25%로 상향조정하며 중국기업의소득세 35%는 25%로 하향조정해 내·외자 기업간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제 웬만한 기술을 갖춘 외국 글로벌 기업의 생산공장은 모두 중국 내에 유치했음을 선언하는 듯한 중국정부의 시각이 고스란히 읽힌다.
외국기업의 경우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년 2%씩 올려 2012년까지 이러한 비중을 맞춘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현재 중국은 환경보호산업, 첨단기술 등의 산업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정부의 중점 육성 아이템은 특별한 세제 혜택을 계속 유지한다는 점이다.
안후이성 우후시에 3D영상투영 및 부양기술 제조공장을 갖추고 있는 최경군 JKT 사장은 중국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중국정부가 이제 웬만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다 들어왔다고 보는 것 같다”며 “중국기업들도 웬만한 경쟁력을 갖춰 외국기업들과 대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임금과 공회(노조)
최근 중국 현지 진출기업들의 관심을 끄는 또다른 사안으로 최저임금제와 함께 노동정책을 꼽을 수 있다.
2004년 중국 공산당은 중국전국인민대표회의시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제기하면서 중국정부는 선부론(先富論)에서 공부론(共富論)으로 국가정책 기조를 바꾸었다. 이후 노동분야 규제 및 집행력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 유통기업이자 본사에 노조가 없기로도 유명한 월마트의 베이징점포에 공회(노조)를 설립하도록 한 것은 중국정부의 노동정책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중국정부는 자국 진출 외국기업에 공회설립 압박의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회법에 의해 모든 기업에 공회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노동정책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알려져 있다.
첫째, 중국정부는 최근 노사관계에서 안정 및 갈등관리라는 방향으로 새로운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단체계약제도 실시, 노동계약법입법추진, 노동감찰강화 및 공회가 이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관철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임금인상에 대해 중국정부가 최저임금제도 개편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임금인상을 유도하고 있다. 표 참조
셋째, 사회보장과 관련해서는 지역 개별기업 등의 특성을 인정해 왔으나 이제는 예외없는 제도적용 등 전면시행 쪽으로 변화되고 있다.
◆인터뷰-전상윤 LG필립스LCD 난징법인장
전상윤 LG필립스LCD 난징법인장은 현지 진출기업의 최대 애로 사항 중 하나로 무엇보다도 가파른 임금상승세 및 중국정부의 외자기업 우대정책 철폐 분위기를 꼽았다.
해마다 증가하는 임금문제와 관련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문제는 동반진출 기업입니다. LG필립스LCD의 경우 LG화학은 물론이고 부품 공급 중소기업들과 동반 진출했기 때문에 이들에는 최저임금제 적용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월간 최저 임금제에 따른 월 최저임금 750위안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복지후생비 등을 포함하면 1인당 최저임금은 2000위안이 넘게 듭니다. LPL같은 경우는 그래도 완충효과가 있다고 보지만 1차, 2차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해질까 봐 걱정됩니다.”
전 법인장은 최근 중국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노동법은 항목 하나하나가 회사의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진출기업들이 느끼는 임금·노무관리의 무게는 차이나 리스크를 더 크게 만들어주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국 각성 최저 임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