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선방했다!’
전날(16일) 장 마감 후 터진 ‘검찰의 코스닥(루보) 주가조정 혐의조사’라는 대형 악재에도 17일 코스닥 지수(690.16)의 하락폭은 0.99%로 우려보다는 크지 않았다. 비록 700선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13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나온 결과여서 오히려 추가 상승을 위한 여건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본지가 10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코스닥 전망을 조사한 결과 ‘하락’ 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가 실렸다.
◇폭락은 없었다=이날 코스닥 지수는 비록 약세장을 면치는 못했지만 690 전후를 경계로 하락폭이 더 이상 커지지는 않았다. 이는 전날 대형호재가 없음에도 1.73%(11.9포인트) 상승한 것을 감안한다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검찰 조사 여파로 하한가 종목 수가 30개 가까운 가운데 NHN 등 일부 우량주들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우량주에 대한 재평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NHN은 이날 5600원(3.9%)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7조2060억 원으로 처음으로 7조원대를 밟았다.
◇증권가, 상승여력 있다=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증권사에서는 현재의 코스닥 상승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이다. 특히 대우·메리츠·SK·현대·한화 등 절반은 코스닥 시장에 저평가 종목이 존재한다며 앞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메리츠증권은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상당기간 소외됐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의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연말 예상지수로 동양종금(620∼800)·대신(650∼790)증권을 제외하고는 교보(720∼750) 대우(700∼780) 미래에셋(750∼800) 메리츠(790대) 현대(810) 우리투자(760∼800) SK·한화(각 750) 등 모두가 낮게는 700포인트에서 높게는 800포인트 이상을 전망했다.
◇코스닥, 여전히 전세계 ‘꼴찌’=이날 마감지수는 지난해년 말 대비 13.9% 상승. 하지만 여전히 코스닥의 최근 1년여 등락률은 전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12월22일 기준) 전세계 42개국 44개 증시 가운데 코스닥은 전년말 대비 -14.3% 하락하며 상승률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41개 증시가 플러스(+) 상승을 기록했으며, 코스닥 이외에 터키(-1.5%)와 태국(-4.1%) 증시만이 하락했다. 올들어 상승분을 반영하더라도 2005년말(701.79) 대비 1.7% 하락한 것이어서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김준배·황지혜기자@전자신문, joon@
◆뉴스의 눈-코스닥 상승, 왜 중요한가?
정부가 지난 2004년과 2005년 제2의 벤처 붐 조성을 목표로 발표했던 ‘벤처활성화 대책’의 골자는 ‘벤처생태계 조성’이다. 벤처생태계란 벤처의 초기 창업단계에서부터 연구개발(R&D)·생산·마케팅(성장단계) 등을 거쳐 상장(IPO·성숙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을 말한다. 이가운데 창업·성장 단계는 자리를 잡았지만 성숙단계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이 저평가되면서 벤처의 중요한 젖줄 역할을 해야 하는 벤처캐피털업체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최소 4∼5배의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하지만 코스닥의 저평가로 투자사가 상장하더라도 실제 회수 자금은 2∼3배 수준”이라며 “이러면 벤처캐피털은 안정적이고 확실한 곳 밖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벤처캐피털의 자금경색은 벤처 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벤처산업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해 코스닥지수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