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동의보감](7)화(怒)

 7. 화(怒)

화를 제대로 낼 줄 아는가.

나의 배우자가, 직장 상사가, 부모가 그리고 내가 화를 제대로 낼 줄 안다면 우리 인생은 매우 생산적이고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화는 꽉 막힌 상황을 풀어내는 극적인 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화(怒)는 오행(五行) 가운데 목(木)에 배속이 된다. 계절로는 봄에 해당한다. 즉, 화를 내는 사람의 기운 흐름이 봄과 같다는 말이다.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일까. 화를 내는 것은 폭발하는 것이고 괴로운 것인데, 따스한 봄과 같다니.

 봄은 고요히 수렴됐던 겨울의 기운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봄의 기운은 따스하고 여린 듯하면서도 생동감으로 차 있다. 봄은 부드럽고 따스하게 살며시 펼쳐질 뿐이지만, 만물이 그 봄기운을 받아 자라는 모습은 놀라운 변화로 가득하다. 겨울 동안의 얼음이 녹아 흐르고, 딱딱하게 가지만을 드러내놓고 있던 나무들은 부드러워지며 싹을 내고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온 산이 연둣빛으로 물들며, 하루가 다르게 만물들이 기지개를 펴고 쑥쑥 자라난다. 봄의 부드러운 펼침이 이토록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우리의 마음에서 화가 뿜어져 나오려 할 때, 그 이면에는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울기(鬱氣)가 반드시 존재한다. 울기는 답답함·억울함·짜증·말할 거리 등 펼쳐지지 못하고 억압된 마음을 말한다. 이러한 울기가 펼쳐져 나오는 것이 화다.

 화와 봄의 펼쳐짐이 같다. 겨울과 봄처럼, 편안하고 고요하게 수렴한 뒤에 부드럽게 펼치는 것, 내 속에 풀어내야 할 것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때가 되면 부드럽고 가지런하게 풀어내어 정체된 관계를 풀고 변화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화를 내는 방법이다.

 자신은 화를 있는 대로 내는데, 상대편은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면, 이제는 화를 제대로 내보자. 화를 내는 목적이 생산적인 변화에 있음을 명확히 알고 부드러우면서도 명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자. 거기에 조금은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더해보자. 마치 사랑 가득한 봄처럼 말이다. 놀라운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