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을 늘린 삼성전자와 프리미엄을 강조한 LG전자의 글로벌 휴대폰 전략이 1분기 성공을 거두었다. 반면 글로벌 휴대폰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모토로라는 저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4년여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된 참담한 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1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LG전자는 유럽 오픈 마켓 공략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에서 성과를 거둬 휴대폰 부문에서 전분기보다 2배 이상의 이익률(5%대)을 내는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 신흥시장에도 적절히 대응해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률을 두자릿수(13.5%)로 회복한 삼성전자에 이은 성과다. 3월26일자 25면 참조
◇전략 수정이 방향타=두 회사의 성과는 지난 몇년간 성장의 정체속에서 고민을 거듭해 찾은 새 전략이 방향타가 바르게 잡혔음을 보여준다. LG전자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저가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블랙라벨’ 등의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유럽 오픈 마켓을 뚫은 것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분기 공급물량은 1600만대로 크게 늘지 않았지만 매출과 이익률을 올린데는 평균판매가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출하량을 전분기보다 10% 가까이 늘린 3480만대를 공급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을 5%포인트나 올렸다. 인도·유럽 등에 100달러대 이하의 중저가 제품을 공급했지만,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을 유지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 이익률을 방어했다.
◇성장의 주도권 쥐나=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같은 성장세를 2분기에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사다. 레이저·크레이저 등 주력 제품을 저가에 밀어내면서 평균판매가(ASP)가 100달러대 미만으로 떨어진 모토로라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후속 제품으로 내놓은 Z·스타택Ⅲ 등도 크게 빛을 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시장 1위인 노키아는 분기당 1억대의 물량을 공급하면서 연간 60억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만큼 쉽게 아성이 무너지기는 어렵다. 소니에릭슨의 경우도 워크맨폰·사이버샷폰 등 글로벌 브랜드를 갖춘 컨셉트폰들로 맹위를 떨치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하이브리드폰과 브랜드를 우리 업체가 갖추지 못하면 시장을 뺏기는 녹록치 않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결국 실적에 대한 평가는 매출과 이익의 규모가 되는 것 아니겠냐”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력을 높이고 이익을 낼 수 있는 규모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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