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해외 대형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로프트·비벤디·세가 등 북미와 유럽, 일본의 주요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한국 현지 법인의 활동을 강화하거나 한국 시장 직접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이들 해외 업체가 한국 모바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데다 국내 모바일 환경이 발달해 다양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계의 게임로프트코리아(대표 조원용)는 올해 본사 우수 게임의 국내 소개와 현지화에 집중한다. 2005년 10월 설립돼 지난해 본사의 고품질 3D 게임을 국내에 소개하는데 주력했던 이 회사는 현재 55명인 직원을 올해 80명까지 늘이고 국내 정서에 맞는 자체 개발 게임도 내놓을 계획이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블리자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세계적 게임 업체 비벤디도 최근 한국 법인 설립을 위해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계인 스팀하우스코리아(대표 전병훈)도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만·중국·인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상호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계 EA코리아를 비롯, 일본의 세가와 고나미, 영국의 텔코게임즈 등도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엠포마가 국내 업체를 인수해 2004년 설립한 핸즈온모바일도 ‘영웅서기2’ 등의 히트작을 내며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이들의 성공 가능성은 반반으로 평가된다.
한국 게임머들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을 선호하는 반면 북미나 유럽 게임은 사실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포츠나 액션 게임 중심이라 해외 게임의 단순 도입만으론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평가다. 또 국내 이통사들의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힘든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반면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높고 글로벌한 자본과 기술력이 있어 일단 한국 시장에 적응하면 만만치 않은 위협이 될 전망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는 외국 대형 모바일 게임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입으로 게임이 다양해지고 시장 규모가 커지는 등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중소 업체들의 구조조정과 몇몇 대형 업체 중심의 시장 판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한 모바일 게임 업체 대표는 “일부 외국 업체들은 이동통신사들과의 수익 배분에서 게임 업체에 돌아오는 몫도 줄여가며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시대에 맞는 장기적·전략적 대응 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