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윈도 비스타. 휴대폰은 무엇?’
PC에 버금가는 사양의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차세대 휴대폰 운용체계(OS)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모바일솔루션 업계가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PU의 고성능화와 차세대 OS 등장에 따라 휴대폰의 데이터 처리 능력도 획기적으로 향상, 게임·동영상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OS의 역할을 해온 국내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인 위피(WIPI)도 차세대 OS의 등장에 따른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모바일 OS 논의 본격화=현재까지 국내에서는 ARM9 코어 기반 퀄컴칩에 기본 탑재된 렉스(REX)가 휴대폰 OS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러나 작동 클록이 400㎒∼1㎓인 ARM11 코어의 MSM7000 시리즈 칩세트를 탑재한 휴대폰이 연내 상용화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휴대폰 CPU의 성능이 펜티엄급에 달해 윈도모바일·심비안·리눅스 등 범용 모바일 OS를 탑재할 수 있게 되고 PC용 애플리케이션도 구동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에따라 이통사도 어떠한 OS를 주력으로 채택할 것인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년에 리눅스를 채택한 휴대폰을 선보일 예정이며 KTF와 LG텔레콤도 어떤 OS를 선택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그러나 독점의 우려 때문에 특정 OS에 집중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업계는 윈도가 독점한 PC 환경처럼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특정한 OS가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피 변화 필요=모바일솔루션 업계는 차세대 OS로 범용 OS가 부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범용 OS 시장은 지난해 12%에서 내년에는 21%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솔루션 업계는 저사양 휴대폰에서는 기능이 부족한 OS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던 국내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인 위피의 역할이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능폰의 등장으로 범용 OS가 본격화되면 위피의 기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향후 논의가 진행될 위피 3.0 버전에서는 범용 OS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적인 개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모바일솔루션 업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주혁 엑스씨이 사장은 “휴대폰이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낼 수 있게 됨에 따라 모바일솔루션 시장에도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다”라며 “차세대 모바일 OS의 향배를 주시하며 솔루션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