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크젯 프린터가 첨단 과학기술의 대명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종이 대신 전자산업과 생명공학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덕분이다. 잉크젯 프린터는 카트리지에 든 잉크를 분사시켜 이미지를 만드는데, 전류의 세기를 조절하면 분사되는 잉크방울의 크기와 양을 매우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잉크젯 기술을 활용한 첨단제품으로는 우선 DNA칩을 들 수 있다. DNA칩 표면에 나 있는 미세함 홈에 원하는 양만큼 정확하게 DNA를 뿌리면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미국의 애질런트테크놀로지는 지난 2002년 모회사인 휴렛패커드(HP)의 잉크젯 기술을 이용해 DNA칩을 대량 생산했다. 캐논 역시 지난 2005년, 한번에 4피코리터(피코리터=1조분의 1리터)라는 극소량의 DNA 분사해 1000가지 시료를 동시에 기판 위에 뿌리는데 성공했다.
‘3차원 잉크젯 프린팅 기술’도 가능하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 복잡한 회로를 층층이 쌓은 다음 조각을 하듯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 냈던 기존의 리소그라피(lithography) 기술에 반해, 3차원 프린터는 나노 크기의 벽돌을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한 번에 ‘찍어서’ 제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잉크젯 기술은 인체 조직을 만드는 데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트리지에 세포를 주입하고 이를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무독성 젤 위에 분사해 원하는 형태의 세포층을 찍어내는 작업을 반복하면, 세포들이 서로 결합해 피부나 뼈, 신장같은 인공장기를 만들 수 있다.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