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자성 반도체 개발에 기여할 핵심 기술이 개발됐다.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단장 서상희 박사)이 지원하는 KAIST의 김봉수(48)교수 연구팀은 상온 강자성 코발트 실리콘(CoSi) 나노선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D램이나 플래시 메모리는 전하를 캐패시터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값을 기록하는 데 비해 자성반도체는 자성과 전하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사용한다. 자성과 전하를 이용해 전자회로를 구현하면 전자의 흐름에 의존한 기존 소자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작동속도, 비휘발성, 확장성 등의 우수한 물리적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나 반도체에 사용할 만한 작고 효과적인 자성 물질 개발에 어려움이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봉수 교수 연구팀은 원래 자성을 띠지 않는 코발트실리콘(CoSi)를 극미세 나노선으로 만들면 강한 자성을 띨 수 있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과 할로겐화 코발트 화합물을 반응시켜 기존의 방법에 비해 매우 간단한 합성 공정으로 코발트실리콘(CoSi) 나노선을 합성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스핀트로닉스(자성전자소자)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및 자성소자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
서상희 나노소재기술사업단장은 “이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노선이 기판에 수직으로 촘촘히 배열되도록 합성할 수 있다면 3차원 메모리 소자의 개발이 가능해져서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기술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의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007년 4월 13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용어설명: 스핀트로닉스 (Spintronics)
전자의 자기적인 회전을 뜻하는 스핀(spin)과 전자공학(electronics)의 합성어로, 전자의 전하뿐 아니라 업스핀·다운스핀과 같은 형태로 스핀 정보를 이용해 전자를 구분함으로써 전자의 이동을 제어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공학이다. 즉 자기장을 이용해 전자와 그 전자의 스핀 방향을 원하는 대로 제어하는 기술로,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현재의 메모리반도체인 D램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정보처리와 정보저장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미래 정보혁명을 실현시킬 수 있는 주요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