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상반기 중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완공식과 함께 이 곳을 문화콘텐츠 인력 양성의 메카를 만든다는 이른바 ‘문화콘텐츠콤플렉스(C3) 구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23일 문화부 계획상의 문화콘텐츠전용빌딩인 C3(Culture & Contents Complex)빌딩 입주기관인 서울 논현동 소재 게임아카데미와 대전 소재 CT대학원 등은 △입주 예산 미확보 △지리적 문제 등을 들어 이전을 포기한다고 각각 밝혔다. 이에따라 C3구상을 내놓은 후 3년이 지나도록 유치할 교육기관들에 대한 제반 여건을 감안하지도 않고 수수방관해 C3구상의 현실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 2004년 DMC구축시부터 C3구상을 밝히면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 기획·창작 아카데미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의 게임아카데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문화기술(CT)대학원 등 3개 교육기관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리적 위치 문제=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논현동 게임아카데미 건물을 매각하고 C3에 입주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본부조직만 상암동으로 이전하고 게임아카데미는 이전않는다는 방침을 굳혔다.
이는 대부분의 게임 관련 기업이 강남에 위치, 강사진 및 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관이 최근 게임아카데미 강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 상암동 이전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관 게임아카데미 본부장은 “강사진이 대부분 강남지역 게임업체 종사자라 상암동으로 이전하면 출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상암동 지역이 활성화되면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진흥원은 당초 게임아카데미 건물을 매각해 C3건립비용을 댈 예정이었으나 은행 차입을 통해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확보에 차질=문화와 기술의 컨버전스를 진행중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CT대학원도 C3이전의 청사진을 접었다.
CT대학원은 2005년 설립당시 C3가 완공되면 여기에 제 2캠퍼스를 두기로 했으나 예산 확보 문제로 무산됐다. 주무 부처인 문화부가 CT대학원의 서울 캠퍼스 마련을 위해 관련 예산계획을 수립했지만 기획예산처가 중복 투자를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이다.
황준석 문화부 문화기술인력팀장은 “기획예산처가 C3에 서울 캠퍼스를 세우는 것은 기존 KAIST시설을 활용해 CT대학원을 설립, 예산 투입을 최소화한다는 설립취지와 어긋난다”며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CT대학원은 기업과 관련이 있는 산학협동 및 국제교류 관련 조직을 상암동으로 이전키로 했다.
◇사전 청사진 마련 소홀 비판=2개 기관이 이전을 포기함에 따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기획·창작 아카데미만 상암동으로 이전하게 됐다. 문화콘텐츠기획·창작아카데미는 오는 5월 4일부터 상암동 C3에서 2기 교육을 실시한다. 현재 신입생 선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문화산업 관련 기관 및 업체, 교육시설 입주를 통한 시너지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사전에 업계 의견 청취 및 제반 여건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없이 사업을 밀어붙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C3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한국영상자료원·한국게임산업진흥원 등 문화콘텐츠 관련 기관이 공동 투자한 건물로 총 2000평 부지에 지상 14층 지하 4층 규모로 지어졌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