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업계가 올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최근 3∼4년 간의 침체 늪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검색 등 주요 기업용 SW분야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 성수기 못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이들은 특히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 △공공기관의 국산 SW 우선구매 △정부의 SW 분리발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SW업계는 이를 부진 탈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W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다. 금융권이 대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에 의존했던 국내 SW업계의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EAI의 경우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의 핵심 솔루션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의 매출이 급상승했다. 국내 대표적인 EAI업체인 미라콤아이앤씨(대표 백원인)은 1분기에 제조에서 금융권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EAI 매출이 지난해의 2배 수준인 28억원으로 늘어났다. 미라콤아이앤씨는 최대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에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DBMS 업계도 호황을 맞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따른 업그레이드와 신규 수요에 힘입어 외국 SW업체는 물론 국내 SW업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DBMS업체인 알티베이스(대표 김기완)는 올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배인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업 이래 최대 실적 달성을 예고했다.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중인 금융과 통신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며 “올해 목표매출(120억원)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소프트웨어(GS) 우선구매제도도 SW 업계의 분위기 반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정부가 GS인증을 받은 제품을 우선구매하면서 국내 SW업체들의 공공시장 진출이 한결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창업한 디스크관리툴업체인 코보스코(대표 진해황)는 GS인증 획득에 힘입어 1분기에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공공기관에서만 신규로 7개의 고객을 확보했다. 엄태휘 코보스코 실장은 “GS인증이 없었다면 신생 기업이 짧은 기간에 준거사이트를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GS인증 획득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GS인증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S인증 제품의 공공기관 납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0% 가량 늘어난 7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SW 분리발주 도입도 SW업계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SMS)는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의 SW 분리발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2정부통합전산센터가 SW 분리발주를 하면서 SMS에 40억원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일 SMS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프로젝트에 제안서를 제출한 엔키아의 이선우 사장은 “SW업계의 숙원인 SW 분리발주가 현실화하면서 SW업체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SMS의 경우 공공 프로젝트때마다 분리발주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리발주에 대한 관련업계의 기대감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비소프트·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 수출기업들도 일본 등 해외시장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지난해보다 30∼40% 늘어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사장은 “상반기는 차세대 시스템이 시장을 주도한다면 하반기는 수출이 업계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수출 위주의 SW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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