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운용체계(OS)에 리눅스를 적용해 노키아(심비안)와 마이크로소프트(윈도모바일)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빅5인 LG전자가 심비안 OS를 바탕으로 개발한 첫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심비안은 노키아가 대주주인 OS 전문 개발회사로 전세계 휴대폰 OS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다. 노키아의 손을 들어 준 LG전자의 참여, 향후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LG전자와 노키아의 밀월(?)=LG전자의 첫 스마트폰 ‘조이(JOY·모델명 LG-KS10)’는 심비안 OS에 노키아의 최신 멀티미디어 플랫폼 ‘S60’이 탑재돼 있다. 핵심 엔진을 모두 노키아의 것으로 채웠다. ‘플랫폼 장악’을 통해 휴대폰에서 모바일 컨버전스 시장까지 세력을 넓히고 있는 노키아로서는 큰 우군을 얻은 셈이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늦게 참여한 만큼 대세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시장의 주류를 택해 빠르게 입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모토로라와 손을 잡고 리눅스 기반의 OS 개발 단체인 ‘리모(Limo)’를 결성, 개발에 나섰지만 자체 OS가 없는 LG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많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실제 ‘조이’는 기존 자바(JAVA) 기반의 휴대폰에서는 처리할 수 없었던 강력한 멀티미디어 재생 기능을 갖췄고,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PC의 인터넷 기능을 그대로 옮겨다 쓸 수 있는 ‘풀브라우징’이 가능하다. 여기에 ‘구글 서치’ ‘지메일’ ‘구글맵’ 등 최신 인터넷 검색 기능도 갖춰 성능면에서 윈도 기반 제품들을 따돌리기에 충분하다는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플랫폼’주도권 경쟁에 사활=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OS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들이는 것은 생산성 향상과 원가경쟁력 제고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 OS 및 응용프로그램, 프로토콜스택 등 소프트웨어 개발인 만큼 물리적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많이 투입된다. 그러나 플랫폼이 표준화되면 1년이 넘던 휴대폰 개발 기간도 6개월 이내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키아가 분기당 1억대를 생산, 빅5중 가장 낮은 가격(ASP)에 공급하면서도 두자릿수의 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비법이 여기에 있다. 전세계 ODM·OEM 업체가 노키아의 플랫폼을 쓰니 굳이 직접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는 리모를 무기로 자체 OS를 갖춰 심비안·윈도모바일의 비중을 점차 낮춰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리모에 참여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단 스마트폰 시장에 참여한다는 데 초점을 뒀다”면서 “리눅스 기반의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느냐에 따라 대응 전략을 새롭게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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