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게임시장서 韓-中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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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신흥 황금어장 베트남을 잡아라.’

 한중 게임업체들이 최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의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며 게임 열풍에 빠진 베트남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두 나라의 주요 게임업체들은 온라인게임이 소개된 지 3년 만인 올해 연 500억∼6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한 베트남 시장에서 터 다지기에 나섰다. 이 전쟁에 가세한 양국의 주요 게임업체는 한국의 넥슨·예당온라인·마상소프트·한게임·KRG소프트·소프트닉스 등과 중국의 Qt넷·유저조이·베이징퍼펙트월드·킹소프트 등 줄잡아 20여개사다.

 ◇PC방 6000곳=베트남은 인구 8400만명에 2002년 이후 매년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18%인 1500만명 정도로 연 35%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3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약 400만대의 PC가 보급돼 있으며 2010년까지 연 25% 이상의 PC 보급 증가가 예상된다. 게임이 가능한 PC방은 하노이·호찌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6000여곳에 이른다.

 베트남에 처음 온라인게임이 소개된 2004년에는 국산 게임 ‘뮤 온라인’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나 불법 서버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중국 업체에 선두 자리를 뺏기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예당온라인의 ‘오디션’이 동시접속자 10만을 돌파하는 대성공을 기록하며 국산 게임의 기반을 닦았다. ‘오디션’은 현지에서 관련 방송 프로그램과 잡지가 나오고 ‘미스 오디션’ 선발대회가 열리는 등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이 외에 ‘실크로드’ ‘구룡쟁패’ ‘라그나로크’ 등의 국산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올해는 신규 게임 업체 및 서비스 게임 수가 늘고 PC방 유통망 확보 노력이 본격화되는 등 게임 시장의 성숙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6일 정보통신부 온라인게임전문협의회 주최로 열린 베트남 게임시장 현황 세미나에 참석한 베트남 정통부 산하 국영 방송국 VTC의 자회사인 VTC인테콤 이용득 부사장은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0대 이하 젊은 층의 소비 성향이 높고 한류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현지 서비스되는 온라인게임은 20여 종에 불과해 국내 게임업계의 진출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업체 베트남 시장 넘본다=게임산업 역사가 일천한 베트남의 게임 인구는 주로 중·고등학생 층에 집중돼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중요성이 크다. 게이머의 절반 이상은 하노이와 호찌민에 집중돼 있으며 화려한 그래픽의 고품질 게임은 인터넷망 상황이 좋은 대도시 외에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한국에 비해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해 망 상황이 비슷한 중국 서비스 경험이 있는 게임을 선호한다.

 국영 기업들이 직접 게임사업을 해 게임산업에 대한 노골적인 규제는 없으나 사용시간 제한 등의 정책은 중국과 유사하다. 아직 사회주의 체제의 성향이 남아 있어 정치적 배경을 지닌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 잦은 아이템 업데이트와 현지화 전략도 필요하다.

 게임 내 간접광고 등은 국내보다 훨씬 자유롭고 널리 이루어지는 편이다.

 베트남 시장의 최대 경쟁자는 중국 업체들. 이용득 부사장은 “중국 업체들은 게임성은 떨어지지만 베트남과 지리적·심리적으로 가깝고 기술 및 마케팅 지원에 적극적이라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