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WIPI) 미탑재 휴대폰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산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인 위피가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전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휴대폰에만 적용되어오던 위피의 탑재 영역이 와이브로단말기·와이파이폰·전자액자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위피를 탑재할 경우 디바이스의 운용체계(OS)가 서로 달라도 위피용으로 만들어진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을 크게 수정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지오텔·엑스씨이·와이즈그램 등 모바일솔루션 업체들은 다양한 디바이스에 위피 플랫폼을 공급하며 위피의 재도약에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 디바이스에 위피 공급=지오텔은 최근 KT와이브로 단말기에 위피 솔루션을 제공했다. KT는 위피를 탑재함으로써 기존 KTF에서 제공중인 위피 기반 콘텐츠 1500여종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브로 단말기의 콘텐츠 부족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KT의 집전화인 안폰에 위피 플랫폼을 공급한 바 있는 엑스씨이도 현재 LG데이콤 등 와이파이폰 업체를 대상으로 공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와이즈그램도 지난해 KT의 전자액자에 위피 솔루션을 공급한데 이어 내비게이션업체와 제휴를 추진하는 등 위피 탑재 디바이스 다양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콘텐츠 부족 문제 해결=관련 업계가 위피 솔루션 탑재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위피 기반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서다. 모바일디바이스는 윈도로 통일되다시피 한 PC와 달리 OS가 다양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콘텐츠업체들이 전용 콘텐츠 개발을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위피를 탑재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OS 환경이 달라도 위피는 같은 OS를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디바이스 론칭시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휴대폰에서 사용됐던 위피 기반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위피 기반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은 수천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위피 적용 확대 검토=위피 미탑재폰을 허용한 정보통신부도 위피 위기론이 감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 위피 적용 확대가 위피 진흥책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훈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기술혁신팀장은 “콘텐츠업체들이 다양한 모바일 OS에 맞춘 콘텐츠를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들 OS 위에 위피가 탑재되면 위피 콘텐츠를 재활용하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향후 위피 버전에서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될 수 있도록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