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특성상 제 때 정보를 관리,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양이 많아지고 오류수정도 어려워진다. 기업과 기관이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데이터 품질 향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품질에 대한 인식개선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식 개선 ‘시급’=국내에서 데이터 품질관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불과 2∼3년 전이다. 때문에 잘못된 데이터로 인한 문제발생은 예상된 일이다. 문제는 이 같은 데이터 오류의 심각성을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정제하려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특히 조직의 의사결정자들의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데이터 품질관리를 추진하고자 하는 실무진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벽은 경영진이다. 데이터 품질관리는 가시적 비용 효과를 도출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투자대비 효과를 요구하는 경영진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일선 데이터관리 담당자들의 증언이다. 따라서 고품질 데이터는 기업 경영의 필수 요건이라는 경영진의 인식 전환과 더불어 비용 관점의 투자 대비 효과가 아닌 고품질 데이터로 인해 창출되는 이미지 개선과 신규 비즈니스 창출 등의 무형효과를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정용 데이터품질관리포럼 회장은 “의사결정자는 데이터 품질을 기업의 영업전략 수립에 필요한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이를 위해 데이터의 생성·유통·보관·삭제하는 단계마다 품질관리정책 을 마련하고 수행해야 한다”며 “특히 데이터 품질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시각에 따라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품질관리 정책수행에 참여하는 절차 또는 회의체 구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흐름에 부응해야= SW분야의 ‘CMMI’, IT서비스 분야의 ‘BS15000’과 더불어 데이터 품질관리 인증은 이제 IT의 중요한 흐름중의 하나다.
국제표준기구(ISO) 는 최근 ISO8000이라는 데이터 품질 관련 인증 표준을 제정 중에 있다. 국제적으로도 데이터품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대목이다. 박민식 DB진흥센터 전략사업실 실장은 “국내 기술표준원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들이 이 작업에 관여하고 있으며 내년에 표준을 제정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품질관리를 지원키 위한 제도를 마련, 운영 중이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 부설 데이터 품질관리인증센터에서 작년 말 부터 DQMC 데이터 품질관리 인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동부정보기술은 한국DB진흥센터와 협의해 사내 데이터 품질관리 인증 심사원을 양성, 동부그룹 데이터 품질관리 인증심사를 전담토록 할 방침이다.
◇품질관리 의무화 위한 제도적 방안 시급=데이터 품질에 대한 인식개선과 더불어 이를 지원할 제도적 방안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우선, 공공기관은 행정정보DB 구축, 지식정보DB 등 대규모로 구축돼 운영되는 DB의 정기적인 품질점검 의무화가 필요하다. 이미 행정정보DB의 경우 지난해 말 개발한 행정정보DB 표준화 지침에 데이터 품질 관리 조항이 수록시켜 데이터 품질을 관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간기업은 바젤II와 같이 정제되고 의미 있는 데이터가 뒷받침 돼야하는 IT 컴플라이언스의 경우 데이터 품질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데이터품질관리인증과 같이 신뢰성 있는 제도와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상구 서울대학교 교수는 “잘못된 데이터에 대한 드러나지 않는 기회상실비용이나 평가모델척도, 데이터품질 성숙도 모델 등 데이터 품질과 관련된 모델이나 비즈니스사례를 연구,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정부가 정확한 정보에 대한 사용을 솔선수범하고 IT프로젝트 발주시 데이터 질을 높일 수 있는 예산을 같이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