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경기침체에도 쾌속성장을 거듭하는 비결은 ?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되던 지난 2003년 말, 많은 사람들은 LS그룹의 미래에 물음표를 던졌다. LS그룹의 주력 사업이 당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던 IT산업에서 한발 비켜난 전선, 산업전자, 동제련 등 소위 굴뚝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LS그룹을 가리켜 여전히 LG그룹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위성 그룹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분리된지 4년째를 맞는 LS그룹은 이러한 시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3년 7조3000억원이던 LS그룹의 연간 총매출은 지난해 13조2230억원으로 불과 3년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돼 그룹 모기업인 LS전선(대표 구자열)의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4.7% 늘어난 7486억원, 영업이익은 42.6%나 증가한 251억원을 기록했다. LS산전(대표 김정만)도 연매출 1조2051억원, 영업이익 1519억원으로 전년대비 9%, 6% 씩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95억원으로 21% 증가했다.
LS그룹의 건실한 성장에는 기대 이상으로 유리하게 돌아간 시장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5∼2006년 사이 국제시장에서 구리의 거래가격은 톤당 3000달러에서 7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그룹산하의 LS니꼬동제련 매출은 1년새 2조원이나 늘었다. LS전선도 전선재고를 미리 확보하려는 가수요와 동재료 가격인상에 따른 판가상승으로 성장세에 돛을 달았다.
LS산전도 부실을 털고 2004년부터 흑자로 전환, 그룹전체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LS산전은 제조업체로서 보기 드문 12.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전력기기, 자동화기기의 해외주문이 밀려들면서 수출도 늘었다. 특히 유가상승으로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산업인프라를 구축한 것도 LS산전에는 호재였다.
유리한 시장환경 외에 스스로 혁신노력도 LS그룹의 성장에 중요한 촉매로 작용했다. LS전선의 경우 지난 2005년 동종업계 최초로 ERP시스템을 도입하고 최적화(APO) 솔루션까지 연동시켜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실시간 재고, 판매확인은 물론 1만종이 넘는 전선제품의 생산라인 최적화가 이뤄져 연간 수백억원씩 비용을 아낀다는 설명이다. LS산전도 중동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1월 유럽, 중동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LS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3년간의 성과에 대해 “LG그룹에 속했다면 홀대나 받았을 전통제조업이 그룹분리 이후 신속하고 독자적인 경영체제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LG그룹에서 분리는 LS그룹의 성장에 보약이 됐던 것이다. 최근 발표된 재계 순위에서도 LS그룹은 서열 16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총자산은 지난해보다 3조3000억원 증가한 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S그룹 실적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