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HP는 수성이 아닌 ‘공격 경영’으로 IT 시장에서 확실한 지위를 굳히겠다고 선언했다. HP는 올해 인수합병을 포함한 적극적인 사업 전략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IT기업 중에서 1000억달러 매출을 넘은 기업은 ‘빅 블루’ IBM뿐이었다.
마크 허드 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2년 전 HP로 옮긴 이후 비용 절감과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며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올해는 새로운 HP를 선언하는 한 해”라고 말했다. 또 ‘뉴 HP’를 위한 교두보로 소프트웨어(SW) 분야를 꼽고 ‘메가 딜’ 수준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P는 지난 2004년 799억달러, 2005년 867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900억달러를 넘은 92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마크 허드 CEO가 부임한 이후 HP 주가는 2년 동안 두 배로 껑충 뛰었으며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델을 제치고 PC 시장 1위에 올랐다.
HP는 지금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더욱 생산성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과 사업 분석에 나서기로 했다. 또 IBM·오라클·SAP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용 SW 분야가 취약하다고 판단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이 분야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구상이다.
마크 허드 CEO는 “과거와 달리 지금의 실리콘밸리는 인수합병을 빼고는 이제 성장 가능성을 논할 수 없다”며 “특히 기술과 수요가 빠르게 변하는 SW산업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한 속도전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전 ‘컴팩 인수’와 같은 ‘메가 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에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인수합병에는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HP는 SW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는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지난해 9.9%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IBM(15.5%), CA(11.4%), BMC(10.0%)에 이어 4위 정도를 달리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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