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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게임원작자가 퍼블리싱권자와 재계약을 철회한 후 퍼블리싱사로부터 고객DB를 돌려받는 문제를 놓고 게임업계 초유의 소유권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스페셜포스’의 드래곤플라이(대표 박철우)와 퍼블리싱사인 네오위즈 간 결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 소유권 이전문제가 두회사 간 법정소송의 도화선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드래곤플라이가 오는 7월15일 이용자DB를 승계하지 못한 채 독자적 서비스를 강행할 경우 지금까지 네오위즈 피망에서 ‘스페셜포스’를 즐겨 온 이용자들은 구입한 총기류, 아이템은 물론 레벨까지 모두 포기해야 하는 불편과 혼란을 겪게 될 전망이다. 그냥 피망 게임인 줄 알고 아무 일 없이 게임이 될 줄 알았던 사람들도 드래곤플라이가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후 게임을 즐겨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자사가 퍼블리싱을 맡아 온라인게임시장 1위까지 올린 인기 1인칭슈팅(FPS)게임 ‘스페셜포스’의 원작자인 드래곤플라이에게 이용자DB를 넘겨 줄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본지 4월26일자 12면 참조>
◇이용자들 불편 불보듯=네오위즈는 독자 서비스를 천명한 것까지는 드래곤플라이 소관이지만, 이용자DB는 네오위즈 측 소유이며 법적으로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3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재천명할 계획이다.
이미 정상적인 퍼블리싱계약 기간 중에도 특정 아이템 수익금 배분 문제를 놓고 네오위즈를 제소한 바 있는 드래곤플라이가 이용자DB 건과 관련해서도 제소할 가능성이 높아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한때 1300만명이 즐겼던 게임이 DB 봉쇄라는 최악의 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네오위즈 “GM(게임마스터)들을 봐서도 못준다”=네오위즈 관계자는 “그동안 땀흘려 국민게임을 만들어낸 사내 GM들을 봐서라도 DB는 넘겨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앞으로 게임사업을 계속하는 한 지속하게될 외부 개발작 퍼블리싱을 위해서라도 안좋은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네오위즈측은 “백보 양보하더라도 계약서상에 전제되지 않은 DB이양을 이용자 동의 없이 진행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강조한다.
일단 법적으로 네오위즈는 DB 이양을 거부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드래곤플라이 “설령 못받아도 득이 많다”=드래곤플라이 측은 이날 “DB를 넘겨받지 못하는 경우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DB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근차근 대응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혀, 모종의 돌출변수가 생길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일단 드래곤플라이가 최종적으로 독자서비스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강수를 두고 나온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DB를 승계하지 못하더라도 이용자들로 하여금 완전히 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에선 드래곤플라이가 독자서비스하게 될 ‘스페셜포스’가 지금의 게임을 바탕으로 하되 완전히 바꿔진 ‘리셋버전’이거나 ‘스페셜포스2’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