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명자와 구기자는 눈에 좋다고 알려진 대표적 식물이다. 적절한 경우에 섭취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결명자와 구기자가 각각 어떤 경우에 적합할지 살펴보자.
먼저 눈과 간(肝)의 관계를 잠깐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눈은 인체의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서 간(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간은 봄기운에 속해서 부드럽고 여리면서도 생동하고 펼쳐지는 모습과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인체에서 이런 봄기운과 같은 것이라면 모두 간과 통한다고 보아도 좋다. 예를 들어, 근육·신경·혈관 등도 부드럽게 펼쳐져 있다는 측면에서는 모두 간과 통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눈은 조직이 여리고 아주 섬세하면서 한 사람의 생기가 그대로 생동감 있게 나타나므로 역시 봄의 기상(氣象)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간(肝)과 한통속이 된다.
이제 봄기운(간의 기운)이 병이 드는 과정에 따라 결명자와 구기자를 언제 먹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자. 편안해야 할 간(肝)의 기운이 지쳐가면서 쉬지 못하고 애를 쓰게 되면 처음에는 열이 좀 나게 된다. 마치 지친 사람이 달리기를 더 하면 열과 갈증이 나는 것과 같다. 이런 때에 간에 생긴 열과 피곤으로 눈도 쉽게 충혈이 되고 열감이 생기게 된다. 결명자가 잘 맞는 때다. 결명자는 간의 열을 식히고 진정시킴으로 눈의 열과 충혈을 식히고 풀어주게 된다. 계속해서 이런 상태가 회복되지 못하고 장기화되면 우리 몸속의 정혈(精血)은 말라간다. 마치 냄비에 죽을 계속 졸이고 있는 상황과 같은 것이다. 이때 눈은 건조해서 매우 뻑뻑하거나 따겁고, 눈을 뜨기 힘든 상태가 되기 쉽고, 눈의 피로가 매우 심해지게 된다. 이것은 잠시 열이 나거나 충혈이 되는 것보다 더욱 심해진 상태다. 이때 구기자가 잘 맞는다. 구기자는 정혈을 보태어 주어 눈을 돕는다.
결명자와 구기자가 이렇게 다르다. 정혈이 말라서 윤기가 없는데, 정혈은 안 도와주고 결명자 같은 것으로 열만 계속 식히게 되면 간의 활동력이 도리어 약해져서 눈에는 더욱 안 좋을 수 있다. 이처럼 어디에 좋다고 무분별하게 먹거나 시술하면 위험하다. 이런 것이 어찌 결명자, 구기자뿐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