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컨설팅]컨설팅, 차세대 경영혁신 중심에 서다

 ‘한국기업 더 혁신하라!’

 경영혁신의 대표 아이콘인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지난해 12월 15일 한국을 방문, ‘부품소재 신뢰성 국제포럼’에서 지적한 영상 강연의 골자다. 그는 또 애플의 아이팟과 같은 혁신적 제품이 한국에서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네티즌은 반발했다. MP3 플레이어를 상품화한 것은 한국이기 때문이다. 잭 웰치의 비유가 부적절하기는 했지만 새겨둘 만한 것은 혁신 제품만이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살길이고 경영혁신 없이는 기업의 미래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 애플의 아이팟이 지난 2001년 11월 출시된 지 5년 반 만에 1억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 1979년 출시돼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소니의 휴대형 카세트 ‘워크맨’이 1억대 판매를 돌파하는 데 14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아이팟 판매기록은 단연 놀랍다.

 이러한 배경에 경영혁신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성SDS 최만 컨설턴트는 “아이팟은 아이튠스, 아이튠스 온라인 뮤직스토어를 통해 노래를 구입하는 등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 듣는 방식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시대에는 성공한 기업도 기업 환경이 변화하면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된다. 이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사업 환경 변화에 맞게 경영혁신 대상과 방법을 찾지 못하면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경영혁신은 쉽지 않다. 지난 4월 5일 LG CNS가 개최한 정보기술(IT) 콘퍼런스 ‘엔트루 월드 2007’에서 LG CNS의 한 컨설턴트는 내부업무 역량 강화를 통한 A사의 경쟁력 확보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이날 한 참석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한다”며 A사의 경영 혁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경영혁신은 그만큼 어렵다. 컨설턴트들이 고객에 창조적인 경영혁신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PI) 기법을 얘기하면 당연한 이야기만을 한다는 반응이다. LG CNS 엔트루 컨설턴트는 “경영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최적의 PI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실행단계에서 멈칫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80년대 후반 일본에 경제 대권 자리를 내준 미국이 오늘날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경영혁신이다. 미국 기업은 전사적자원관리(ERP)·지식경영(KM)·리스트럭처링·6시그마·리엔지니어링 등 경영혁신 기법을 발굴하고 이를 적극 도입,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냈다. 경영혁신이 대일 위기론을 잠재우고 경제 대국 미국을 다시 세운 것이다.

 경영혁신 기법인 PI를 도입하기 위해선 IT와 컨설턴트 역할이 중요하다. PI를 위해선 IT 지원이 필요하다. 과거 컨설팅을 통한 업무 재설계(BPR)가 실패하곤 했는데 이는 계획만 세울 뿐 이를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IT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효과적인 IT 도입을 위해선 PI 혁신이 필요하다. IT와 PI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컨설턴트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컨설턴트는 임직원 각각의 역할과 그에 맞는 행동패턴을 판단하고 어떤 것이 부가가치가 있는지 그렇지 않는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진보다 더 빨리 문제를 파악, 혁신 방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프론티어솔루션 장기호 사장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듣고 싶다면 갑을 관계를 떠나 컨설팅 기업에 마음을 열고 귀를 열어야 한다”며 “컨설팅 기업은 혁신을 통해 고객이 장기적 성장을 초점에 맞춘 사업계획을 재정비하는 길잡이가 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